광주 시민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밝혔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광주 지역 집회 참가 최다 인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만 촛불로 뒤덮인 금남로에서는 갓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세대와 계층·종교를 넘어선 문화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준)’가 19일 주최한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 촛불대회’에는 오락가락하는 비를 뚫고 행사 전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오후 6시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1만명의 시민이 민중의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촛불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시간이 지날 수록 눈에 띄게 불어난 참가자들은 오후 8시10분께 주최 측이 목표했던 10만명(경찰 추산 1만9000명)을 넘어섰다.
옛 전남도청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1㎞ 가량 떨어진 5·18기록관 앞까지 늘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주최 측은 당초 2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휴대용 돗자리 2만개를 준비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서둘러 관련 물품을 추가 준비하기도 했다.
10만명의 인원은 2000년대 이후 광주에서 개최된 집회 참석 최대 인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매년 5월17일 5·18 전야제가 열리는 장소로, 2000년대 이후 3000명에서 많게는 7000명이 참석한다.
정치인과 농민·종교인·시민사회단체 구성원은 물론 직장인·대학생·수능을 마친 수험생·중고등생·초등학생·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정주부 등 세대와 계층을 넘어 ‘박근혜 퇴진’ ‘당장 내려와’를 외쳤다.
‘이게 나라냐’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 ‘내가 이러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됐나’ ‘국민의 명령이다. 퇴진하라’ ‘방빼’ ‘3.5%의 법칙’ 등 손피켓도 눈에 띄었다.
목포대 경영학과 김수민(3학년)씨와 아동학과 이재연(1학년)씨는 “서울에 가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목포에서 광주로 올라왔다”며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재주는 재주인 것 같다. 우리가 너무 부끄럽다. 더 이상 우리가 부끄럽지 않게 박 대통령은 당장 퇴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