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 당내 비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추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추 대표와 8월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이종걸 의원은 15일 KBS1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엄중한 시기에 한 번 더 실책을 범한다면 국민들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그런 길이 되지 않겠나 본다"며 추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또 "(당내에서는) 심지어 이런 얘기도 한다. 차라리 그런 잘못된 실책으로 그것을 철회하느니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제안해 본인이 분명한 입장을 전하고 스스로 사퇴했다면 민주당에 대한 실책을 완화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당내에서 추 대표 사퇴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추 대표가 예전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다가 큰 물의를 빚었고 또 이번에 또 씻을 수 없는 실책을 범함으로써 어찌 보면 당 대표의 리더십이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고 전했다.
추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송영길 의원도 이날 tbs 인터뷰에서 "100만 촛불 민심을 전달해 최후통첩을 하고자 이렇게 의욕을 가지고 했는데 이게 야권이 같이 상의하지 않고 한 게 실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추 대표를 비난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야권 3당 대표가 같이 상의하고 시기 면에서도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난 이후에 확실하게 하야 의사를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공식화시키면서 질서 있는 수습을 하는 것으로 했다면 뭔가 성과를 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4·19때나 87년 6월항쟁은 일종의 혁명의 시기였고 지금도 그런 혁명의 시기인데 이런 때는 내가 잡은 것이 칼날인지 칼자루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방을 찌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기가 찔리는 경우도 많다"고 추 대표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훈 의원은 이날 BBS 인터뷰에서 "고독한 결단이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정지작업들이 있다. 전두환 예방 같은 경우도 5월 광주혁명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 의사를 미리 사전에 확보한다든지 정지작업들을 해놓고 그런 결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알고 봤더니 그런 과정도 없었던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는 결단을 서둘렀던 측면이 없지 않았나하는 굉장히 아쉬움이 있다"고 추 대표를 비난했다.
비문재인계는 일제히 추 대표를 성토하는 반면 당내 친문재인계에선 추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별반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문재인 전 대표 측의 설명과 관계 없이 문 전 대표와 추 대표 사이에 이번 영수회담 추진과 관련해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당이 이같은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최대 세력인 문재인 계파, 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직접적인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가설이 가능하지만 사실 우리가 잘 알 수 없다"며 "과거에도 문 전 대표가 크게 신경 안 쓰고 결정하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걸 번복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시각도 우리 당 의원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황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