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대 자동차 생산도시인 광주시가 중국 신흥 자동차 기업인 조이롱(九龍)과 25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는 등 ‘메이드 인 광주’ 전기차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나 법인 설립과 국내 인증 등 곳곳의 과속방지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전기차 투자도 뚜렷한 성과가 없어 중장기과제로 분류될 처지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텃세도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국산 카메이커들의 상생과 개방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구축, 친환경차 메카 건설은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조이롱차 국내 대행사와 자동차전문가 등으로 한·중 공동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공장 착공과 규모, 종업원 수, 투자 규모 등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짜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이를 토대로 5∼6월께 조이롱차 한국법인을 설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4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투자 규모나 종업원 수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에 대한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로드맵이 늦춰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르면 9월 말께 법인 설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당초 상반기로 예상했던 조이롱의 모기업인 장터모터의 주쥔 회장과 조이롱 회장, 사장 등의 광주 방문도 10월 이후로 늦춰졌다.
최대 관건인 국내 인증도 녹록치 않다.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이 친환경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1∼8월 국내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3만4700여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를 3000대 이상 넘어섰지만, 새로운 블루오션에 대한 ‘안방 기업’들의 텃세가 신규 진입에는 걸림돌이다.
인증 기준도 까다로워 한국지엠이 야심차게 꺼내든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규에 맞춰 설계됐음에도 국내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지 못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취득세, 공채,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등 대당 500만∼600만원에 이르는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이롱의 국내 인증이 지연될 경우 내년 중 광주에 KD(Knock-Down·반제품) 공장을 우선 건설한 뒤 생산에 돌입, 15~18인승 전기승합차인 E6 2000대를 판매하고 2020년에는 전기승합차 2만대, 기타 차종 8만대 등 모두 10만대를 양산한다는 계획에도 크든 적든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상용차에서 다목적차량, SUV, 세단과 전기차까지 숨가쁘게 영토를 넓히고 있는 마힌드라의 움직임도 뜨뜻미지근하다. 윤장현 시장이 직접 나서 한국법인 사장과 2차례 만났지만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 투자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보조금으로 강제하는 시기가 아닌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요구하는 시점이 올 때’라는 전제 조건을 달고 있어 투자가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자동차 부품산업이 외장, 차체 등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엔진이나 첨단 전기 장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유관기관 간 매끄러운 협업, 친환경차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과 버스 전용차로 주행, 전용번호판 도입, 보조금 확대, 충전인프라 확충 등도 발등의 불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조이롱, 마힌드라의 꼼꼼한 준비와 정부의 인증 지원, 토종 카메이커들의 장벽낮추기가 선행되지 않은 한 해외 카메이커들의 광주 진출은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긴 하지만 조이롱 국내 인증은 이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안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국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자동차 100만대 조성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