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공방과 잇단 의혹 제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주시 북구 운정동 태양광발전사업이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부적격 1순위 업체의 지위 박탈은 타당하다’는 1심 판단을 뒤집고 항소심 재판부가 1순위 업체의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후속 행정절차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갈팡질팡 행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고법 행정1부(부장 이창한)는 지난 25일 LG CNS 컨소시엄이 윤장현 시장을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배제 처분 효력정지 신청사건 항고심에서 “1심 결정 중 우선협상대상자 효력정지와 관련한 신청인의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며 항고 일부를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사회기반시설의 공공성과 참여 업체의 도덕적 잣대를 강조한 뒤 LG CNS 컨소시엄이 ‘특허청 공무원 뇌물공여 사건’으로 입찰 제한 조치를 받은 점 등에 주목, “시가 LG CNS 컨소시엄의 1순위 지위를 배제함으로써 얻고자 한 ‘공익상 필요’가 해당 처분으로 입게 되는 ‘원고의 불이익’보다 현저히 우월하다”고 밝혔었다.
적격성 논란을 이유로 우선협상 지위를 박탈한 건 부당하다는 원고 측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시의 처분으로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막기 위해 해당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반면 “효력정지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나아가 LG CNS 컨소시엄 측이 박탈당한 1순위 지위를 항소심 판결확정될 때까지 다시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고 판결했다.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2순위 업체인 SDN컨소시엄의 실시설계에 대한 경제성 검토와 사업 인·허가, 실시계획 승인 등의 관련 행정절차가 죄다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항소심 도중 긴급을 요하는 일부 인용이 이뤄지면서 이제 갓 첫 심리를 마친 본안 소송에도 재판부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 환경생태국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후속절차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며 “재항고할지, 재판부의 판단을 그대로 따를 지 법률 자문 등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당초 9월22일로 잡혀 있던 2차 변론기일을 앞당겨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치열한 법적 공방과 ‘2순위 밀어주기’ 의혹, 주무 부서 고위 간부 간 항명 파동, 주무과장 시정조치 등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운정동 태양광발전을 둘러싼 법적, 행정적 진통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주시는 2015∼2018년 국비 13억, 시비 7억, 융자 236억, 민자 26억원 등 282억원을 투입해 태양광발전시설 12㎿와 누리길, 가족공원 등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사업제안자 모집 공고와 현장설명회, 제안서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해 11월 LG CNS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후 LG CNS 컨소시엄의 입찰 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책사업 추진과 사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2순위 SDN컨소시엄이 선정 과정의 법적 하자를 들어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올해 2월 시가 LG CNS 컨소시엄의 지위를 박탈한 데 대해 해당 업체가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수개월째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