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10선 주변에서 발목이 잡혀있는 가운데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편성이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는 증시를 한단계 레벨업 시킬 재료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대량 실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는 26일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주 간의 심사를 거쳐 빠르면 내달 12일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시장에도 상승 동력의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추경은 강력한 모멘텀은 아니지만 대체로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숨고르기, 2010선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6번의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때 국회 통과 이후 30일 동안의 코스피 등락률을 살펴보면 10번은 올랐고 6번은 떨어졌다.
평균 등락률은 -0.65%를 기록했지만 카드대란이 있었던 2002년(-18.19%)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15.21%) 추가 경정 편성 때를 제외하면 평균 등락률은 1.65%% 수준으로 올라간다.
KTB투자증권 채현기 연구원은 “과거 추경 사례를 살펴보면 경제성장률 제고효과와 심리 개선, 그리고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경험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추경이 편성된 2008년과 국회 의결까지 4개월이 걸린 2000년 등 4차례를 제외하고는 추경이 증시의 반등 혹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책 모멘텀이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를 높여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공교롭게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추경 예산을 결정한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본격화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3조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추경 발표 자체가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는 기제로 작용하기는 어렵지만 정부의 정책 모멘텀 강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추경 편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 김은진 연구원은 “2003, 2013, 2015년 추경안 국회 통과 시점 전후의 코스피 동향을 분석해 본 결과, 2003년, 2013년에는 추경 이후 약 3주 동안 강세를 나타냈으나, 2015년에 와서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추경 예산안의 국회 통과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늦어질 수록 약발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재원을 이번 추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