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개막하는 ‘2016 세계인권도시 포럼’에 국내 도시가 무려 30%에 이르고 10명에 가까운 개인 참가자도 ‘도시’로 분류해 외형 키우기식 행정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세계적인 인권도시들이 죄다 불참한데다 인권도시(City of Human Rights) 운동을 선도적으로 이끈 단체들도 참석하지 않아 국제행사로서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번 포럼은 오는 24일까지 나흘 간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30개국 62개 도시 1000여 명의 인권도시 대표, NGO, 전문가, 시민 등이 토론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하이라이트인 주제 회의는 환경, 여성, 장애, 사회적 경제, 노인, 이주민, 어린이·청소년, 교육정책 등 8개 분야로 나눠 열리고, 포럼 기간 인권 테마 프린지페스티벌 투어, 대인 야(夜)시장 ‘별장’과 5·18 기록관 방문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개막 전부터 “안방잔치 아니냐”는 지적과 실적주의 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시가 밝힌 62개 인권도시 중 국내 도시는 무려 19곳(30.6%)에 이른다. 개최도시 광주를 비롯해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 광역시 이상 6곳과 수원, 제주, 고양,성남, 전주, 공주, 안산, 광명, 진주, 파주, 화성, 화순, 고흥 등 기초단체 13곳이다.
국제 참가자 중 9명도 순수한 개인자격이지만 도시로 분류됐다. “참가도시수를 늘리기 위한 부풀리기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순수 도시 단위로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세네갈, 미국, 영국, 스페인 등 19개국, 35개 도시가 참여하지만 60% 가량이 아시아권에 쏠렸다.
유럽 최초 인권도시인 오스트리아 그라츠, 라틴아메리카의 대표 인권도시인 아르헨티나 로자리오, 독일 인권운동의 새 심장 뉘른베르크, 북미 대표 인권도시인 뉴욕과 캐나다 에드민턴·몬트리올, 인권운동이 활발히 진행중인 프랑스 낭트와 브라질 로트투 알레그레, 일본 가와사키 등은 모두 참가도시 명단에 빠져 있다.
집단 학살과 인종 청소의 비극을 딛고 인권교육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보스니아 비하치, 끔찍한 대학살을 딛고 인권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르완다 무샤도 참석하지 않는다.
그라츠와 뉴욕은 광주시가 지난 2010년 세계인권도시포럼을 처음 추진하면서 직접 방문하고 보고서까지 작성했던 도시들이다.
인권도시 태동과 글로벌 확산에 중심축 역할을 해온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인권교육민중운동(PDHRE)도 불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임 강운태 시장 시절부터 추진했던 ‘UN 지정 인권도시’도 전시행정이라는 의구심과 논란만 낳아 오다 결국 보고서 채택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시 관계자는 “UN에서 인권도시로 지정하는 것은 애당초부터 없고, 6년째 열린 이번 포럼도 국제적으로 인권도시 만들기에 노력하는 도시들을 주축으로 한 것일 뿐 인권 선진지라는 개념과는 별개”라고 해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인권도시나 인권단체가 넉넉히 참석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긴 하나, 올해 행사는 UN 해비타트Ⅲ 회의의 준비 성격이자, 아시아 네트워크 강화에 목적을 두다 보니 지역별 쏠림 현상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