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이자 광주시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및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해 국가사업으로 확정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과 친환경차 메카로서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다.
노·사·민·정 협업과 전담부서 신설, 조례 제정, 서명운동 등이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광주형 일자리’ 창출에도 새로운 성장엔진이 장착되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고부가 하이테크 핵심 부품산업 육성과 제3지대 법인화를 골자로 한 광주형 일자리 양산, 신규 생산라인 유치, 글로벌 무한경쟁 등은 ‘광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들이다.
예타가 통과되기까지 광주시의 구슬땀을 빼놓을 수 없다. 시는 우선 민선6기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와 ‘광주형 일자리’의 콘트롤 타워로 자동차산업과와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했다. 둘 다 전국 최초다. 2014년 11월에는 사회 각계 인사 120여명이 참여하는 ㈔자동차산업밸리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동차산업 육성지원 조례도 만들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민주노총과 사회공공협약을 맺고 노·사·민·정 대표들의 결의문도 이끌어냈다. 기아차노조는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을 노조 공약으로까지 내걸었다. 100만명 서명운동도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부처, 여·야 정치권, 자동차 기업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전국 최초로 중국 자동차사와 2500억원 규모의 국내 공장 유치에 합의한 점, 광산업과 전자산업을 융합한 친환경차 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전국적으로는 1조5000억원의 생산과 4600억원의 부가가치, 1만1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광주에서만 7900억원의 생산과 2300억원의 부가가치, 7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지역 내 취약한 산업 구조에도 긍정적 변화가 예상되고,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적정임금의 일자리가 양산될 경우 고향을 등지는 젊은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인프라도 탄탄히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타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면 받아온 국비 지원에도 더 없는 윤활유가 될 전망이다.
시는 우선 확보된 국비 30억원과 시비 18억원을 종자돈 삼아 자동차 전용산단 기본·실시 설계에 돌입하고, 지역 부품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지원과 연구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기업 CEO와 연구소장들과의 소통, 이를 통한 자문과 실질 투자를 이끌어 내고, 친환경 부품 연구개발과 공용장비 구축, 맞춤형 인재 양성에도 행정력을 모을 방침이다. 100만대라는 숫자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다는 판단에 ‘친환경차 부품단지 조성사업’ 등으로의 명칭 변경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콘트롤 하기 위해 시의회, 노동계, 사용자단체, NGO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도 오는 18일 출범시킬 예정이다.
손경종 시 자동차산업과장은 “독일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와 같은 복합테마관과 자동차 박물관, 새차보관장, 브랜드별 전시장 등을 갖춘 복합서비스단지 조성과 이를 통한 관광객 유치도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62만대. 100만대 생산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38만대가 더 필요하다. 기아차가 기존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현대차나 다른 완성차업체가 신차 조립라인을 광주로 배치하지 않는 한 녹록치 않다. 중국 조이롱,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전기차 등 그린카 생산라인을 어느 정도 규모로, 언제부터 가동할 지도 관건이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생산라인를 옮기려는 국내 카메이커들의 발길을 광주로 돌리는 작업 또한 쉽진 않지만 절실하다.
지역 내 자동차 부품산업이 외장이나 차체 등 단순 제조업에 그치고 있어 이를 엔진이나 첨단 전기장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경량화와 융합형 특수목적차 기술개발 등을 선도하는 문제도 광주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린카진흥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 테크노파크 자동차센터 등 소위 ‘독수리 5형제’로 불리는 유관기관 간 협업과 뒤탈없는 인선도 필수 요건이다.
기아차의 고임금 구조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연봉 3000만∼4000만원 수준에서 연간 수 십만대를 생산할 ‘제3지대, 3법인화’를 어떻게 현실화하고, 기술적으로 연착륙시킬 지도 성패를 가를 중요한 키다.
친환경차 활성화를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과 버스전용차로 주행, 전용번호판 도입, 구입 보조금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등도 발등의 불이다.
시 관계자는 “예타 통과로 정부 지원이 확정되면서 광주 자동차산업밸리 조성과 이를 통한 넉넉하고 당당한 경제공동체 건설에 파란불이 커졌다”며 “해결해야할 문제도 적지 않은 만큼 차근차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