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2500억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생산공장 투자협약을 맺은 중국의 신흥기업인 구룡(九龍)자동차가 올 상반기 중으로 국내 법인을 설립, 실질적인 첫 투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유료화와 기술력 차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견제 등을 이겨내고 구룡차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를 꿈꾸는 광주에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르면 5월, 늦어도 상반기 법인 설립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구룡차 국내 대행사인 페펀오토그룹, 자동차전문가 등 7∼8명으로 한·중 공동 테스크포스(TF)팀을 최근 구성해 ‘메이드 인 광주, 구룡차’ 생산을 위한 세부 사업계획서를 짜고 있다.
사업계획서에는 공장 착공과 준공 예정일을 비롯해 사업시작일, 공장 규모와 종업원수, 투자규모 등이 명시될 예정이다. 특히 투자규모의 경우 자기자본과 타인 자본 등 실질투자에 대한 기본틀이 담길 것으로 보여 사실상 첫 투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구룡차의 한국법인은 이르면 5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법인 설립 작업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이어 실질 투자금을 통한 광주공장 설립이 진행될 전망이다.
구룡차는 내년에 KD(Knock-Down·반제품) 공장을 우선 건설한 뒤 생산에 들어가 15~18인승 전기승합차인 E6 2000대를 판매하고 생산과 판매를 점차 늘려 2020년에는 전기승합차 2만대, 기타 차종 8만대 등 모두 10만대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구룡차는 법인 설립과 동시에 생산차종 국내 인증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안전기준 심사와 환경부의 전기차 시험평가 등 2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국내 생산판매가 가능한 만큼 법인화에 함께 인증작업에 동력을 모으고 있다.
시는 차량 생산에 필요한 행정 절차와 보조금 지원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손경종 자동차산업과장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전용산단에서 집적화된 우수부품업체와 윈윈을 모색할 수 있고, 특히 1대당 100억원 이상의 동력계 시험분석장치를 공동사용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터리를 비롯해 핵심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도 약속됐다.
한편 시는 구룡차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E6 18인승 전기승합차 한 대를 6000만원에 구입한 뒤 이를 청사 1층 시민숲에 전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차량은 오는 15일까지 전시된 후 부품별로 분해돼 광주그린카진흥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광주테크노파크, 호남대 등 유관기관 연구용으로 쓰이고, 구룡차 부품 고급화의 디딤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유료화·기술력·견제 등 시험대
당장 4월11일부터 시행되는 유료화가 걸림돌이다. 이제 막 기지개켜는 전기차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h당 313.1원의 요금을 내야 하는데 휘발유의 44%, 디젤의 62%로 가격이 만만찮다. 미국의 100원대, 한국전력이 검토중인 200원대보다 높다. 산정기준도 ℓ당 시중가보다 높아 적정성 논란마저 낳고 있다.
충전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소요시간, 만만찮은 차량 가격,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인한 주행거리 감소 등을 감안하면 유료화 부담이 커 구매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력도 도마위다. 디자인과 의장, 자체 기술, 특히 배터리 제작기술이 한국보다 상당 부분 뒤진 점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과 견제도 구룡차의 광주 연착륙을 위해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룡차 광주공장 건립과 10만대 생산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계와의 신경전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몇몇 걸림돌을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광주가 100만대 생산도시는 물론 전기차 선도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