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중심상업 지역에서 추진하는 전국 최초의 뉴스테이(New-Stay·기업형임대주택) 사업인 광주 누문동 뉴스테이 사업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가운데 매입가를 놓고 의견차를 보여오던 매입사업자가 참여를 포기하는가 하면 정비계획 변경 등의 절차도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어서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와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 윤장현 시장과 KB부동산신탁㈜ 정순일 대표, 누문구역도시환경정비조합 김형완 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부지는 11만1430㎡다.
임대사업자인 KB부동산신탁은 전체 공급물량 3000여 가구 중 조합원 분양분을 뺀 2000여가구를 사들이고, 시는 사업지구정비계획 변경, 사업시행 인가, 건축계획 변경 허가 등 행정 지원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국토부와 협의해 주택도시기금도 지원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국토부에서 지원되는 주택도시기금은 5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조합 측이 일반 분양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조합원 분양가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방식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건설업체나 용역사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
국토부와 시는 대규모 신규 물량에 대한 미분양 위험이 원천적으로 제거돼 사업이 안정적 바탕에서 속도를 내고, 도심 공동화로 침체된 광주 원도심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때 광주의 중심상업지였던 누문구역은 2006년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대형 가구 위주의 개발 구상과 미분양 위험으로 인한 시공사 선정 실패(입찰공고 3차례 모두 유찰)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장밋빛 전망 속에 추진된 누문동 뉴스테이는 그러나, 협약을 체결한지 다섯달째 됐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사항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당초 3월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전 단계인 정비계획 변경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조합과 임대사업자 간의 사전 매매계약과 임대사업자의 임대리츠 설립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던 계획 또한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급기야 최근에는 핵심 당사자인 KB부동산신탁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사업 불참을 공식적으로 밝혀 협약 자체가 틀어졌고, 관련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안정장치인 기금 조성 규모 등 세부 논의에는 의견일치를 봤으나 감정평가 결과를 놓고 조합 측은 3.3㎡당 730만∼740만원 안팎을 제시한 반면, KB부동산 측은 710만원 미만을 요구해 결국 가격협상에서 결렬된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든 싸게 매입하려는 임대사업자와 ‘비례율’을 높이려는 조합측 의견이 충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율은 투자 대비수익률로 재개발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률을 말한다.
첫 단추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서 누문동 프로젝트는 다른 자치단체 뉴스테이보다 뒤쳐지고 있다. 4개월 가량 먼저 시작된 인천 청천2구역은 최종 단계인 관리처분을 앞두고 있고, 뒤늦게 시작한 인천 십정2구역도 일반분양 3600가구를 스트레튼 알이 측에 8500억 여원에 통매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주체 간의 매각 협상이 꼬이면서 사업시행 인가, 착공 모두 늦어지게 됐다”며 “입지조건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격 이견만 좁히면 사업은 속도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고 기업들은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관련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더뎌지고 있다”며 “새로운 임대사업자 선정과 함께 행정절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