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놓고 광주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광주시의회가 건설비 절감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끝났다.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시의회 입장에서는 오히려 토론회를 통해 저심도(低深度) 방식과 공법에 대한 안전성 문제만 떠안게 됐다.
광주시의회는 15일 오전 시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 절감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민종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동찬 광주시의회 부의장, 안용모 경일대학교 석좌교수, 이웅희 도화엔지니어링 상무, 김철호 삼영기술 도로 및 항공기술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주로 원안 고수를 전제로 저심도 방식의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2013년 결정된 ‘원안’을 토대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장한 ‘1900억원 절감 방안’을 근거로 삼았다.
이안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도시철도2호선 자문회의에서 “새로운 콘셉트로 바꾸고 모듈식 신기술을 도입하면 비용을 5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사업비 증가를 이유로 원안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광주시의 논리를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이 연구원이 불참하면서 사업비 절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저심도 모듈식 공법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을 역임한 안용모 경일대 석좌교수는 “도시철도는 정밀한 안정성이 요구되는 구조물이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이 마루타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로 사업에 이 공법을 미리 적용하는 등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호선 건설 방식에 대한)정책적 판단은 윤장현 시장이 할 수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가들이 검토해서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성에 대해서 “새로운 공법과 달리 (주로 사용하는)현대화된 공법은 그 자체로 이미 비용이 절감된다”며 “지장물 이전이나 복구 등을 감안하면 간접비용은 저심도 방식이 훨씬 더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웅희 도화엔지니어링 상무도 “신공법인 모듈식 개착공법은 현재 신기술 등록을 신청만 한 상태”라며 “방수나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연구 단계다. 실제 시공 사례가 없어 검증되지 않은, 완성되지 않은 공법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금은 적용할 수 없다는 게 설계자들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김철호 삼영기술 도로 및 항공기술사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측이 주장한 건설비 절감 방안에는,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기술적인 부분이 다소 있다”며 “1900여억원의 절감액은 상당한 허수가 포함돼 있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일부 시의원들과 방청객으로 참여한 시민들은 광주시의 도시철도 2호선 추진 의지를 비판했다.
김동찬 시의회 부의장은 “부산이나 대구도 기본계획과 비교해 총사업비가 50% 이상 초과됐다”며 “추진하기도 전에 2000억~3000억원 초과됐다고 철회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다. 공사를 하다보면 증액될 수밖에 없다. 기본설계를 변경하며 추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한 시민도 “시가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너무 지지부진하다”며 “정책적인 결단을 통해 하루빨리 착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16일 오전 ‘의원 정책총회’를 열고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의회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광주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안을 고수할 경우 전문가들이 지적한 저심도 모듈식 공법의 안전성과 경제성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 등의 과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어, 최종안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일부 의원들은 “문제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식, 입장이 서로 다른데 어떻게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민종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의원들 상당수가 저심도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사업비를 줄일 수 없다면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16일 오전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