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의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허성관 광주전남연구원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 여부 결정이 미뤄지면서 지역사회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내정된 지 45일, 인사청문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지 26일이 지났지만 광주전남연구원 김수삼 이사장이 ‘밀어붙이기식’ 행보를 보이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광역단체장과 시·도의회 의장까지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지금 시점에서, 더이상 결정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주 조영표 광주시의장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청문회 이후 실제 여론이 무엇인지 지역인사 30∼40명에게 묻고 있다”며 “이번 주까지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성관 내정자에 대해) 그만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없다. 시·도의회가 결정했다고 지키라고 강요하면 이사장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여론수렴 절차를 들었지만 사실상 임명 강행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이사장의 이 같은 인식은 지역여론과는 상당부분 동떨어진 것이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시·도의회와 공무원노조는 물론, 시민사회 진영까지 임명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도의회 인사청문위원들은 이례적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연구원 이사장은 일련의 행보를 즉시 중단하고, 시·도의회의 인사청문회 결과를 존중하라”는 내용이었다.
또 “연구원 이사장이 개인적인 친분 등에 매여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대의명분을 그르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는 입장까지 표명했다.
시·도의회 의장들이 본회의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인사청문회 결과를 존중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도 간접적으로 허 내정자 임명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지역의 정서를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허 내정자를 임명할 경우 예상되는 의회와의 갈등이나 지역내 분란 등을 고려할 때, 다양한 고육책도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어렵사리 허 내정자 임명이 이뤄지더라도 과연 원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깔려 있다.
또 허 내정자가 낙마할 경우 대안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지역사회 합의추대’나 ‘청문회 제도 개선’ 등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한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 일부가 소명됐다고 하지만 이미 지역의 여론은 일정 수위를 넘어섰다”며 “지금은 이사장이 결정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인사청문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채택한 경과보고서를 통해 ‘재산현황 축소나 세금미납, 탈세, 주민등록법 위반, 부동산 투기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고 질의·답변 과정에서 드러난 권위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를 볼때 연구원 수장으로서 부적합하다”고 최종의견을 냈다.
이어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 등이 허 후보자의 임명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정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