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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새누리당 화합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5년 07월 20일(월) 18:28 가+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16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지난 2월 당시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 등을 청와대로 부른 지 5개월 만에 다시 여당 지도부와 얼굴을 맞댄 것이다. 박대통령은 이날 시종 밝고 편한 표정이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으로 촉발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분을 수습한 김대표에게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일도 많았는데 잘 이끄느라 노고가 많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우리의성공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를 19분가량 따로 만나기도 했다.
이날 만남을 계기로 당.청 관계는 ‘유승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 닫혔던 당.청 간 대화 채널이 다시 열리고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는 협업 관계가 회복됐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당.정.청이 하나가 돼 지금 꼭 해야 하는 개혁 과제들을 실천해달라”면서 노동 개혁을 예로 들었다. 이런 일들을 추진하려면 당.정.청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편을 추진하면서 협상 결과를 놓고 서로 다른쪽에 책임을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급기야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한 ‘배신의 정치’ 같은 격한 비판까지 터져 나왔다. 이날 만남은 대통령과 여당이 비로소 국정을 책임지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여권 지도부는 심기일전의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과제는 쌓여 있고, 함정도 놓여 있다. 따라서 국민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소수 독재가 정당화되고 법안 연계 투쟁이 일상화되면서 국회선진화법이 ‘망국법’ ‘소수독재법’이라는 비난을 듣고 국정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권(三權)을 나누고 세 권력 사이에 견제와 균형 장치를 마련한 우리 헌법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대통령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에게 공약하고 국민의 위임을 받은 정책을 시행해 나갈 때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통령의 정책은 국회가 만드는 법률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여당이 다수당인 국회 구도에서는 대통령은 여당과 국회의 협조를 기대하면서 정책을 펴는 것이 순리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을 국회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뜻도 그런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가 협조해서 국민의 위임을 받은 정책을 원활하게 시행해 나가라는 의미이다.
우리 국회는 어떤가. 여당이 과반의석을 가지고 있다. 여러 번의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의 우세가 확인됐다. 정당 지지율도 여당이 야당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그런데도 여당은 소수인 야당에 눌려 힘을 못 쓰고, 여당이 입법(立法)의 뒷받침을 못해주니 정부의 정책도 제때에 펼 수가 없다. 뒤늦게 정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미 때를 놓쳐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진다. 그마저도 정책 법안에 대한 소수 야당의 협조를 얻으려면 야당의 엉뚱한 끼워넣기 전략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모두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벌어지는 정치의 난맥상이다. 국회법파동으로 물러난 여당의 원내대표도 국회선진화법의 희생자라고 본다.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은 다수 국민의 의사를 대편하는 국회 다수당이 소수당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반(反) 대의제적인 요소다. 더 큰 문제점은 여당도 야당도 이 법률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헌정의 난맥상이 시정되지 않으면 정치의 선진화는 요원하다. 야당은 이제부터라도 투쟁적인 정치 행태에서 벗어나 맹목적인 반대가 아닌 소수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다수의 결정은 소수의 결정보다는 국민의 뜻에 좀 더 가까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부터 권력 정치에서 벗어나 민생(民生) 정치에 올인해야 한다. 필요하면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과 노조 등 이해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여기야말로 대통령의 권위와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여당이 대통령에게 고언(苦言)을 하고, 대통령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이야말로 국민이 진정 보고 싶은 당.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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