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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중에 없는 정치권 권력싸움
김 철 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5년 07월 12일(일) 18:22 가+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파급이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급기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총무는 의총에서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보는 시각에 따라 새누리당 원내총무가 그 자리를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국정의 발목을 잡히도록 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팽팽한 처지였다. 위정자들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민생우선과 소통의 정치풍토 개선이다. 여·야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국민들을 위해서 보다 나은 세상을 펼쳐나가야 할 심부름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헌정사를 되돌아보면 어제나 오늘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우리사회의 각 분야가 눈부신 발전을 하는데 비해 유독 정치권만은 뒷걸음치는 듯한 행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으로 인해서도 여·야 대립은 물론 당·청간의 갈등과 여권 내 주도권 다툼으로 계파 간 집안싸움으로까지 확대되어 점입가경이다.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취지에 어긋나는 정부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정부는 처리해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행령 제정은 변화하는 민생 현장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권한이다. 시행령이 모법에 어긋나는지는 사법부가 가리고 정부의 자의성이 의심되면 국회는 모법을 바꾸거나 새 법을 제정하면 된다. 국회법 개정안이 삼권분립 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행정업무의 차질을 우려하고 의회의 정부 발목잡기 가능성을 차단하려 한 행정부 수반으로서 적법한 권한 행사로서 그 자체로는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고강도 거부 방식과 발언은 거부권으로 삼권분립을 지키려던 뜻을 넘어서 거꾸로 국회가 마치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는 하부구조처럼 비춰지게 했다.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국민들이 심판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권과 국회를 전면 부인하는 분노를 쏟아내고 야당의 국회법 개정 요구를 수용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대놓고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며 “자기의 정치논리에 정치를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맹비난을 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여야가 합의해 상정한 국회법 개정안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폐기되는 운명을 맞았고 대통령의 심기를 거느린 여당의 원내대표는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홍역을 치루고 있었다.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5월20일이었다. 이후 10여 일 동안 정부의 우선정책순위에 메르스는 아예 없었다. 청와대는 국회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와 논쟁을 벌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메르스 환자는 계속 늘어났고 대통령의 메르스 사태 대응관련 회의는 6월3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 긴급 점검회의였는데 이때는 이미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였다. 확진환자가 거쳐 간 병원에 대한 공개까지는 18일이나 걸렸다. 정부의 존재이유에 국민의 안위보다 우선순위가 있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세월호에 의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부작위 정부’ 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리고 남는다. 그럼에도 저부의 정치권은 정국을 냉각시킨 원인자가 자신들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하나같이 국민과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다. 정치권이 모두 국민과 경제 살리기를 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국민의 눈에 비춰지는 정치권의 이전투구는 무관하다. 내년 4월에 실시될 총선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권력투쟁으로만 비춰진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이나 지금의 권력투쟁은 너무나 닮은꼴이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민생우선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서로를 향해 책임을 전가하는 제로섬의 싸움이 아니라 당장 시급한 청년 일자리문제나 고령화문제, 전염병과 온난화 그리고 부패척결과 외교안보 등을 처리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한다. 장마와 함께 습도는 더욱 높고 온도는 살인더위로 다가오는 요즈음 국민들을 시원하게 해 줄 기쁜 소식이 정치권과 정부에서 불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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