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광주·전남 일선 학교들이 수학여행과 수련활동을 속속 취소·연기하는 등 학사 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뒤늦게 취소한 학교에서는 위약금 문제 등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 당국에서는 긴급 대책반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실시간 대응 체제에 나섰다.
◇38개 학교, 수학여행 등 취소·연기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을 포기하는 학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와 비슷한 모양새다.
4일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일정을 취소·연기한 학교가 이날 오전 10시 현재 광주가 8개교, 전남이 30개교 등 모두 38개교에 이른다. 하루 새 20여 개가 늘었다. 참가예정 학생수는 광주가 1090명, 전남이 3626명 등 모두 4716명에 이른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수도권 위락시설이나 진로체험센터, 고궁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학교운영위원과 학부모, 교원 등이 참여하는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 회의를 거쳐 여행 일정을 백지화했다.
일부 학교는 비(非)수도권인 전주나 진주, 대전, 해남 등지로의 여행 계획을 잡았으나 ‘메르스 공포’로 일정을 모두 취소하거나 가을로 늦췄다.
다음주 이후로 일정이 잡혀 있던 학교들 중 상당수도 실시 여부를 놓고 신중한 의견 수렴에 들어가 취소나 연기하는 학교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역 한 중학교 관계자는 “3차 감염에 사망자까지 늘면서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메르스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올해는 메르스로 추억의 여행이 차질을 빚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위약금 어떡하나’ 후유증 예고
일정을 취소한 학교들에서는 위약금이 2차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게는 수백명이 참가하는 그룹이벤트인데다 1인당 비용도 수십만원에 달해 위약금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에 따르면 당일 코스는 3일 전까지 취소하면 계약금을 포함, 전액 환불받을 수 있지만 숙박코스의 경우는 5일 전까지 통보해야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4일 전부터 이틀 전까지는 10%, 1일 전까지는 20%, 당일 취소 시에는 30%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30만원 짜리 프로그램일 경우 당일 취소시 1인당 9만원을 위약금을 내야 하고, 200명이 참가한다고 가정하면 위약금은 1800만원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이후 정부 차원에서 ‘수학여행 금지’를 권장하고 위약금 문제에도 협조했지만 올해는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금지통보도 내린 바 없어 조율이나 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는 “여행사나 항공사 등과 계약이 체결된 학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와 논의하고, 교감단 회의와 내부공문을 통해 위약금 문제도 안내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고 말했다.
◇ “메르스 차단” 시·도교육청 대책반 가동
시·도교육청은 교육국장을 반장으로 ‘메르스 대책반’을 구성해 격리대상자 파악 여부 등 1일 상황보고 체제를 가동하고, 조직적 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 각급 학교에는 메르스 주의 발령을 전파하고 감염병 예방수칙도 전달했다. 가정통신문도 발송토록 했다.
대책반은 지역 내에서 확진 환자 1호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임시 휴업이나 휴교 조치를 내리도록 지원하고, 수업 결손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메르스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명이고 확진환자는 35명이다. 전날 밤 급성 폐렴으로 대전에서 숨진 메르스 의심환자가 메르스 확진으로 판명나면 메르스 사망자는 총 3명으로 늘게 된다. 격리관찰대상자는 1300명, 자가격리자는 12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