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5·18 추모제가 열리는 등 광주 곳곳에서 추모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관련기사 8면>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으로 5·18민중항쟁 제35주년 추모제가 열렸다.
유족 100여명은 추모사와 헌화·분향 등을 통해 오월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80년 5월의 아픔을 달랬다.
추모제에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김정길 3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해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했다.
추모탑 앞에는 5·18 35주년을 추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弔花)가 설치되기도 했다.
이날 추모제는 제1부 추모제와 제2부 추모식으로 나눠 열렸다.
제1부 추모제에서는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김후식 부상자회장, 양희승 구속부상자회장 등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을 위한 제례를 올렸다.
이어진 2부 추모식은 개식선언, 국민의례, 추모사, 추모시 낭송, 유가족 대표 인사말,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당당하고 넉넉한 세상을 물려주겠다고 오월 영령들 앞에 다짐한다”며 “‘광주다움’이 한국 사회의 지향점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정길 3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자랑스런 오월 가족으로서 긍지를 잃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먼저 가신 오월 영령의 뜻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추모했다.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유가족들을 대표해 “80년 5월 정신은 부족하지만 서로 나누고 서로를 지키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민주화를 위한 염원 속에 죽음을 마다않고 싸워서 챙취한 숭고한 정신”이라며 “5·18정신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후대에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추모식을 마쳤다. 추모식 과정에서 희생자 어머니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추모제에 앞서 유가족들은 국가보훈처가 묘지 주변에 내건 현수막의 철거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국가보훈처는 전날 ‘5·18정신으로 갈등과 분열을 넘어 미래로 통일로’라는 내용의 현수막 수십여개를 묘지 주변에 내걸었다.
유가족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등 분열을 조장하는 게 누구냐”고 강하게 반발하며 현수막 3장을 찢었다.
이어 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측에 “갈등을 조장한 국가보훈처가 이런 현수막을 내건 의도가 의심스럽다. 오늘 안으로 모두 철거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관리사무소 측은 추모식 중간 보훈처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며 1980년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하는 광주시민 대성회도 진행된다.
오후 6시부터는 5·18 거리시위를 계승한 민주대행진이 진행되며 이어 전야제 행사가 시작된다.
/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