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기업에게 배당확대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정작 한국자산관리공사, 공항철도 등 공기업들은 유보금을 쌓아두고 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유보금과 배당: 정부출자기관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의 유보금이 50조원에 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출자기관은 정부가 자본금의 50% 미만을 출자한 법인체형 혹은 주식회사형 공기업을 말한다.
한경연은 최근 정부가 민간기업의 배당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무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정부출자기관도 적자보전과 경영악화 대비를 위해 배당보다 유보를 택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비(非)금융 정부출자기관의 유보금은 2013년 기준 47조 1,415억 원으로, 현재는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가증권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유보금 547조 원의 8.6%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처럼 정부출자기관이 많은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경연은 “법률상 내부 유보가 허용되는 범위가 민간기업에 비해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익금 처리 순서와 이익금 적립 의무 등에 대해 민간기업은 상법에 명시된 바를 따르고 있다.
이와 달리 정부출자기관의 경우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특별법을 준용한다. 이로 인해 상법을 따르는 민간기업은 이익준비금의 의무적립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정부출자기관은 특별법에 의거해 자본금의 100%까지 이익준비금을 적립할 수 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26개 기관은 특별법을 준용하고, 한국감정원, 코레일, 공항철도주식회사 등 9개 기관은 상법을 따르고 있다.
게다가 정부출자기관은 민간기업과 달리 사내유보가 허용되는 이익준비금·자본준비금 외에도 사업 확장을 위한 별도의 유보금 적립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