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는 엄연한 범죄 행위다. 작년에 여덟 살 난 아이 둘이 계모·친부의 폭력 및 방조로 숨진 ‘칠곡·울산 사건’ 은 우리 사회가 이 당연한 사실에 얼마나 무감했는지를 잘 일깨워주고 있다.
갈비뼈 16대가 부러지는 등 끔찍한 범행의 죗값으로는 터무니없이 가벼운 처벌에 전 국민이 경악했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학대 아동 보호 시스템을 질타했다.
뒤늦은 공분과 자성을 담아 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것은 만시지탄이 없지 않지만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관련 예산은 169억 원으로 당초 보건복지부가 요구한 572억원에서 403억 원이 삭감됐다. 재원도 600억원 규모의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으로 떠 넘겻다. 현재 개설된 보호기관은 중앙 1곳을 포함해 51곳뿐이며, 지역당 상담원 수도 6.8명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최근에 서울역 광장에 아동인권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한다. 참 잘했으나 예산과 인력 증원 없이 말만 요란한 정부 정책이 아닌가 싶다. 보건복지부가 요구한 예산에서 정부가 많은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아동복지 예산을 예산심의 과정에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