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토마스 고든은 원하는 것을 전달하려는 대화의 유형을 ‘나 -전달법(I-message)’과 ‘너-전달법(You-message)’ 두 가지로 분류했다.
‘나 -전달법(I-message)’은 말을 하는 사람의 감정, 믿음, 가치관 등 ‘나’의 정서적 입장을 전달하려는 대화라면, ‘너-전달법(You-message)’은 말을 듣는 사람의 태도, 자세, 의사 등 ‘너’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 지적하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대화이다. 그래서 ‘나 -전달법(I-message)’은 화자인 ‘나’로 대화를 시작하고, ‘너-전달법(You-message)’은 청자인 ‘너’로 대화가 시작된다. 의사소통을 이루어내기 위해 자기 뜻을 전달하려는 ‘나 -전달법’과 ‘너-전달법’을 구체적으로 대비시켜보자.
환경 조건: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는 아들과의 대화.
◆‘너-전달법’의 예
부모의 표현: 너는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 녀석이구나!
아들의 인식: 나는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 녀석이구나!
◆‘나-전달법’의 예
부모의 표현: 나는 공부하는 너의 모습을 자주 보고 싶구나!
아들의 인식: 부모가 공부하는 나의 모습을 원하는 구나!
성공적인 ‘나-전달법’이 되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다르게 느껴져서 배반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말하는 사람의 감정, 표정, 몸짓이 일치하여야 하고, 사실이라 할지라도 지적당하는 느낌을 주어서 꾸중으로 여겨지거나 비난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말하는 사람의 부드러운 언어의 선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통제하고 제압하려는 의지를 느껴서 저항하지 않도록 말하는 사람의 태도가 긍정적이고 온화하여야 하고, 청자의 행동반응의 결과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묻어나는 바람직한 대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실에 대해 말하고자 할 때는 전달하고자 하는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만 대화가 이루어지게 하라. 한 부분을 전체로 여겨버리게 하는 ‘언제나’ ‘항상’ ‘만날’ ‘늘’ ‘∼할 때 마다’와 같은 표현을 동반하는 대화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 가지 사실을 올바로 전달하는 말이 아니라 신뢰성을 저버리게 하는 비난성 대화의 방향으로 엉뚱하게 흘러가버리는 화법이 되고 만다.
이를테면 “회의참석이 늦어서(사실) 원만한 회의진행에 방해가 되어(결과) 유감입니다.(결과에 대한 느낌)”라는 표현과 “언제나 회의참석이 늦어서 원만한 회의진행에 방해가 되어 유감입니다” “회의참석이 늦어서 항상 원만한 회의진행에 방해가 되어 유감입니다” “회의참석이 늦어서 원만한 회의진행에 방해가 되어 만날 유감입니다”라는 말과를 비교해 보라. 어떤 느낌이 드는가?
늦게 귀가한 아들에게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와서 무척 걱정했다”처럼 ‘나-전달법’ 대화를 했다면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늦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편안한 태도로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너 오늘 왜 늦었어!”처럼 ‘너-전달법’ 대화를 했다면 “그럴만한 일이 있었어요”라고 저항하듯이 대꾸했을 것이다.
이 같이 ‘나-전달법’ 대화는 대화상대를 평가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표현함으로써 자신과 직접 관련된 의사소통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나-전달법’을 활용하는 대화를 하게 되면 대화 상대가 말하는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게 만들고, 대화의 상대자가 자기입장 표현을 자유롭게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나-전달법’ 대화는 대화 상대가 진솔하게 자기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기 행동에 대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자기를 책임지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너-전달법’ 대화는 대화상대를 평가하고 해석함으로써 심판하려는 태도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저항 의식을 불러오게 하여 반항하는 태도를 취하게 한다.
따라서 ‘너-전달법’ 대화는 솔직하게 마음을 열고 하는 진솔한 대화가 되기 어렵고 자칫하면 서로 탓하기로 이어지는 대화로 전락되기 쉽다.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너-전달법’ 대화보다는 ‘나-전달법’ 대화를 활용하라.
최 수 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