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출범 후 처음으로 노사정(勞使政)이 만나 대화의 물꼬를 텄다.
노사정위원회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새로 위원이 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상견례를 겸한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등 현안을 논의했다.
노사정 대표들은 이날 노사정위원회 안에 공공부문 관련 회의체 설치 검토에 합의했다. 그간 한국노총은 노사정위 복귀 조건으로 공공부문 논의 기구 마련을 내세웠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공공부문 정상화는 노조와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랬던 정부의 입장 변화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사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양극화 등 각종 현안에는 노사문제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노사관계의 복원 없이는 이런 현안들이 풀릴 수 없는데다 2기 경제팀이 추진 중인 ‘소득 주도 성장’ 역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번 간담회는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불참해 아쉽지만 지난해 말 철도파업 이후 중단된 노사정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한국노총은 철도파업 당시 정부의 민주노총 본부 경찰 투입에 반발해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거부했다. 민주노총이 1999년 이후 노사정 공식 회의체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한국노총 마저 대화를 거부함으로써 노사정 대화는 완전 단절됐었다.
노사정 대화가 중단되면서 노사갈등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임금교섭 타결률은 2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에 크게 못 미친다. 올 상반기 노사분규와 근로손실일수는 각각 45건, 10만3000일로 지난해의 3배에 달한다. 200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통상임금 확대를 둘러싼 노사갈등으로 대부분의 기업은 임단협 타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정년연장과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제 개편 등 사업장마다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게다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에 의료민영화 논란까지 더해져 노동계 하투(여름투쟁)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모처럼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노사정 대화가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민주노총도 길거리보다 책상에 마주 앉아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
노동계 협조 없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정부와 재계가 먼저 노동계의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 대화의 장으로 유도할 책임이 있다. 노동계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노사정 대화를 마냥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