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4대강 사업의 비극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 80% 정도가 반대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던 국책사업이 ‘빚 폭탄’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부채 8조원을 갚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원금 및 이자 상환용으로 각각 800억원과 3170억원을 반영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2009년 9월 당시 이명박정부는 수공이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하도록 결정하면서 이자는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국고에서 지원하되 원금은 4대강 수변 개발수익으로 회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지난 5년간 이자 1조3186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했다. 4대강 사업은 올해가 사실상 종료 시점이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내년 예산에 이자비용 지원을 요청한 것은 물론 수변 개발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힘들게 되자 원금 상환까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것과 다름없다.
원래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은 엄밀한 사업타당성 검토와 국회 동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경우 전임 이명박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와 국회 심의를 피하려고 온갖 꼼수를 동원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체 22조원의 4대강 사업비 가운데 8조원을 수공이 부담토록 한 것이다. 당시 수공 경영진과 이사회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사업을 떠맡았다. 그 결과가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돌아온 것이다.
2008년 1조원대던 수공의 부채는 4대강 사업 직후인 2010년 8조800여억원, 2011년 12조600여억원, 2013년 13조9900여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수공은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갚기 위해 또 채권을 발행하는 등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돌려 막기’를 해왔다. 신용불량자가 카드 대출로 사채 빚을 갚는 형국과 비슷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이명박 정권 관계자들은 여전히 “4대강 사업의 성과는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훈포장을 받은 인물이 무려 1157명이다.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것과 마찬가지다.
요컨대 무리한 4대강 사업 때문에 악화한 수공의 재무건전성을 회복시킬 길은 요원하다. 그렇다고 해서 수공을 파산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가 수자원 관리라는 수공의 고유사업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많은 부채의 해결방안이 세금 때려붓기가 돼서는 곤란하다. 재정이 그렇게 헤프게 운용될 수는 없으며 감당도 되지 않는다.
전임 정부에서 강행한 사업이지만 박근혜 정부는 수공의 4대강 빚을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