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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밥그릇 싸움이 빚은 자동차 연비 갈등
작성 : 2014년 06월 29일(일) 15:53 가+가-
자동차 연비를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은 관료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산업부가 맡아오던 자동차 연비 인증에 지난 26일 갑자기 국토부가 뛰어들었다. 국토부는 산업부가 이미 적합 판정을 내린 차들까지 조사해, 현대 싼타페와 쌍용 코란도스포츠가 복합연비를 과다표시했다며 부적합판정을 내리고 과징금도 부과했다. 같은 차를 두고 정부 내 두 부처가 상반된 검증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지난해 부처 간 이견으로 두 차종에 대해 재조사까지 하기로 했으면 제3 기관에 맡겨 객관적인 평가를 했어야 하는데 각자 따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으니 결과가 달라질 리 없다. 6개월간 헛수고만 한 꼴이다.
같은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는 차마 상상할 수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국민 앞에 버젓이 내놓은 것이다.
결국 국토부 손을 들어주고 연비 검증 주관기관을 국토부로 일원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연비 논란에서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의 중재능력은 빵점이었다. 소비자가 부처 간 다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스스로 유리한 대로 선택하라”며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이 할 것”이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쏟아냈다. 이러려면 기재부 장관을 왜 부총리로 했나?
당장 소비자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리게 됐고, 자동차 회사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게 됐다. 정부가 앞장서서 소비자의 불신과 기업의 혼란을 부채질한 꼴이다.
이번 사태의 속내는 부처이기주의 내지는 밥그릇 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산업부가 오랫동안 관장해온 연비 검증은 대표적 규제행정이다. 검증 통과 여부는 신차 판매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칼자루를 쥔 소관부처 입장에서는 큰 권력이다.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도 그만이다. 이런 ‘끗발’에 숟가락 하나 더 얹고 싶었던 게 국토부였고 이를 결사적으로 막으려 드는 게 산업부다.
두 부처가 정말 소비자 권익을 생각했다면 조사방법이나 결과를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조율해 혼선을 최소화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처럼 소비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부처 간 오기싸움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이 규제 혁파를 내세우고 있는 마당이다. 규제를 없애지는 못할망정 하나의 규제를 놓고 두 부처가 서로 행사하겠다고 달려드는 꼴이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정부 검증만 믿었던 자동차 업계의 피해도 막대하다. 국토부의 연비 부적합 판정이 확정될 경우 과징금에다 집단 소송까지 당할 수 있어 천문학적 금액을 물어내야 할지도 모른다. 차 수입국에서 연비 논란을 빌미로 트집을 잡을 수도 있다. 자칫 한국 자동차업계 전체의 글로벌 신뢰도까지 추락할 판이다.
똑똑해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고 글로벌 3대 자동차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정확한 연비 측정 방식을 도입해 세계적인 연비 표준화 작업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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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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