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국외 투자는 급속히 늘어나는 ‘투자의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와 함께 내수의 또다른 축인 투자의 부진으로 경제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자료에서도 한국경제의 위기감이 읽힌다.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2004년 9.3%에서 10년 만인 지난해 27.2%로 3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국내 일자리와 내수 약화를 초래했다. 이 기간 국내설비투자는 704억 달러에서 1127억 달러로 60.1% 늘어난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65억 달러에서 306억 달러로 370.8%나 급증했다. 정권마다 일자리 창출을 외쳤지만 10년간 국내투자는 정체되다시피하고 국외투자만 상승곡선인 것이다.
올들어서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의 올들어 해외 투자 계획을 집계한 결과 자원개발 투자를 제외하고도 벌써 138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 추세면 올해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만들기에 두고 있다는 점이 무색할 정도다.
우리 경제는 기업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계 소비여력을 키워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순환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 일자리를 만들기는커녕 일자리 `수출`을 하고 있는 꼴이며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U턴 기업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외 진출한 5만4000여 개 국내 기업 중 10%만 돌아와도 일자리 27만개 창출이 가능하다. 국내 투자환경은 투자 소식보다는 매각이나 구조조정 소식이 더 자주 들린다.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화학물질 관리법, 저탄소차협력금제 등 노동ㆍ환경 규제는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혁파는 제자리걸음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시장개척을 위한 현지화나 인건비 부담 경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규제 때문에 할 수 없이 해외로 나간다면 심각한 문제다.
제조업의 국내복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리메이킹 아메리카’, 일본의 ‘재팬 이즈 백(Japan is back)’과 같은 과감한 U턴 촉진 전략이 긴요하다. U턴 보조금을 대기업과 수도권에도 확대 적용하고 지방 U턴 기업에 지방소득세 외에 재산세·취득세도 감면해 줄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형 규제개혁도 시급한 일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은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 인데 이대로 가다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에 밀려 ‘경제 16강’을 유지하기도 버거울 것” 이라고 우려했다. 그의 우려는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끌게 될 경제팀 2기는 U턴기업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획기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