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두 달여를 바라보고 있다. 6·4지방선거 또한 한주간이 지났다. 세월호 사건을 통하여 이 나라의 구석구석 나라의 치부라 할 수 있는 감추었던 부분들이 드러났다.
정치도 사회제도 등도 이대로는 안되고 크게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제는 좀 달라지겠지, 기대는 서서히 그러면 그렇지, 혹시나는 역시나로 체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뭔가 지방선거 혁명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숫자로는 여야 균형이라 하나 서울 경기 지역에서 겨우 서울 한곳. 부산, 대구를 비롯한 경상도 지역에서는 야권이 역시 전멸하고 말았다.
막판 박대통령의 눈물의 힘이 컸다고는 하나 지난 총선에 이은 보수층의 결집은 다시 한번 놀라웠다.
언제까지 이 나라는 동서로 갈리우고 보수층의 조직과 힘에 끌려다녀야만 하는가…. 뭔가 새롭게 바뀔 수도 있겠다는 여건들을 제대로 힙입지 못하고 그야말로 속절없이 당하고 마는 심정이 속상하고 안타까운 것이다.
승자에 대한 패자의 승복은 민주 정치사회 선거에 있어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패자의 아름다운 승복은 뒤로한 채 승자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기 시작할 땐 울분이 솟는 것이다. 안대희 총리 지명자의 낙마 후 설마 이번에야 기대했던 국민화합형 호남총리를 기대했지만 보수언론의 상징적 인물인 언론인 출신이 지명되었고 안기부 역시 안기부를 개혁한 인물보다는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출만한 최측근을 선택했다.
세월호 사건이후 무슨 탐정소설을 보는듯한 유병언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 외에는 나라 어느 곳도 달라진 게 없다. 엄청난 충격은 세월 따라 잊혀져가고 정치권은 잠시 출렁이다 멈추는 물처럼 그때 그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우리네 사는 일이야 각자의 분야에서 자기의 능력대로 살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이처럼 세상공기가 탁해서야 숨이 막힐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지난 10일 이준석 선장등 세월호 선원 15명이 출석한 첫 재판이 이루어져 피고인은 물론 희생자 가족들 또한 대거 재판에 참석했다.
피고인들에게선 우린 죄가 없는데 억울하다는 호소의 안타까움을, 희생자 가족들에게선 저 사람들 때문에 내 자식이 죽었으니 엄벌해 달라는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었으나 마음이 개운치 못한 것은 엄벌한 들 선처한 들 세상은 달라질게 없겠다는 허탈함 때문일 것이다.
국가개조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어떻게 개조 할 것인지에 대해선 오리무중이다.
마치 유병언을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잡아야 할지에 대해선 답이 없는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 쓴웃음이 난다.
이제 개각과 청와대의 개편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쓸데없을 기대나마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국민화합, 소통, 참다운 개혁에 동참할 인재들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은 그야말로 대 탕평 내각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될 것이다.
KBS 사태는 끝까지 버티던 사장의 퇴진으로 일단락 된 듯하나 보수언론인 출신의 청와대 홍보수석과 총리지명자의 시대를 맞아 어려운 시기에 언론의 책임 있는 역할은 다시 한번 국민을 실망 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견디기 어려웠던 일은 두 정부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동료, 시민들이 보였던 과도한 공격성과 노골적 적대감을 마주할 때였다.
두 정부와 두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의견은 다를 수 있고 지지 정당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경청의 자세가 소홀할 때 화합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대거진출하자 벌써 교육감 선거의 무용론이 슬며시 머리를 내민다.
어차피 힘 있는 자들이야 어려워도 버틸 힘이 있게 마련이지만 소외계층 약자층을 소홀히 할 때 사회적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수 없음을 염두에 두면서 7·30 재보선만이라도 상실한 마음들을 달래줄 참신한 인재들이 선출될 수 있도록 정당과 유권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교사상가 함석헌은 이렇게 물었다.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 물음앞에 왠지 서글퍼짐은 왠일일까….
김 요 한
시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