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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명상(慈悲瞑想)의 효용성
작성 : 2014년 06월 04일(수) 19:16 가+가-
인간의 마음이 근래에 극도로 피폐해져가는 근본 원인은 경쟁사회구조의 강화로 인해 무한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에는 살아남기 위해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투쟁의식에서 비롯된 적의(敵意)를 품고 자신도 그 치열한 경쟁대열에 뛰어든 결과이다.
이처럼 지나친 경쟁상황 속에서는 우리 서로가 평화와 행복을 경험할 확률이 매우 낮다.
그렇다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구조적 경쟁의식이 하루아침에 변할 가능성도 없고, 일거에 개선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도 마냥 사회구조만을 지켜보면서 세상을 탓하고 바람직한 변화만을 기다리기에는 우리의 사정이 매우 절박하다. 그렇다면 어떤 변신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평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필요한 일은 각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드센 경쟁에 휘말려 말라버린 자비(慈悲)의 씨앗을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자비의 싹이 트고 자라서 각자의 내면에 자비가 충만하도록 키워내야 한다. 그렇다면 자비란 무엇일까? 먼저 문자적 의미를 음미해보자.
자(慈)는 ‘사랑’을 뜻하고, 비(悲)는 ‘비애(悲哀)’ ‘슬픔’을 뜻한다. 자(慈)는 사랑의 마음이고 행복을 갈망하는 마음이라면, 비(悲)는 고통을 공감하고 함께 가슴아파하는 마음이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자비(慈悲)란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고통을 공감하고 함께 가슴아파하면서 행복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상대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이루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자비의 씨앗을 각자의 마음속에 심어 키워내야 할까?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살아남기 위한 실존적 고통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비애감을 느끼고 슬픔을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적 존재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실존적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존적 고통을 피하려하고 평화와 행복을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실존적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실존적 고통은 피할 수 없음을 올바로 깨닫고, 서로 모순된 현실인 연민과 사랑이 함께 녹아나는 마음을 키워내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바꾸어 말한다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실존적 현실에 대한 순수한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고, 모든 존재의 실존적 현실에 대한 진정한 슬픔을 느낀다면, 모든 존재를 순수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비(慈悲)란 한 단어에는 자(慈:사랑)와 비(悲:슬픔)란 서로 모순된 의미어로 합성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평온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은 순수한 슬픔을 내포하고, 진정한 슬픔은 순수한 사랑을 수반하게 되어 있는 모순된 현실을 극복해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사랑과 슬픔의 모순을 아우르는 지혜의 마음인 자비심을 꽃피게 해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사랑은 실존하는 것들에 대한 순수한 연민을 담아내야하고, 진정한 연민은 실존하는 것들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담아내야 한다. 이런 모순된 마음의 조화가 펼쳐지는 것이 바로 자비인 것이다.
그러니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실존적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과 평화를 유지하려면 자비의 본질을 분명히 깨닫고 자비심을 함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자비명상을 배워 익혀서 자기 자신과 주변에 자비심을 보내는 수행을 해야 한다.
자비명상을 실행하면 실존적 현실을 깊이 관조하게 되고 마음속에서 진정성이 묻어나는 자비가 우러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든 인간이 갖는 실존적 고통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숙고함으로써 불구대천의 원수까지도 연민의 정으로 용서하고 수용하는 너그러운 사랑의 환희를 맛볼 수 있어야 하고, 크고 작은 번민에서 벗어나는 희열을 만끽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자비명상을 통해 자비심을 기르다보면 먼저 자신의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체험하게 되고, 다양한 긍정적 정서의 확장으로 온정이 넘쳐나는 대화와 행동을 보임으로써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삶과 따뜻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비명상은 마주하는 모든 대상에게 애절한 사랑과 애틋한 공감의 마음을 보냄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실존적 비애를 궁극적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내면의식전환을 통해 평화와 행복을 맞이하는 지혜를 찾아가는 의도적인 의식작업이다.

최수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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