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16일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유 씨의 장남 대균, 차남 혁기, 장녀 섬나 씨 등을 소환했으나 모두 불응했다. 검찰은 그제 대균 씨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에 강제 진입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행방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혁기 씨와 섬나 씨는 미국에 머물며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제3국으로 이미 도피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씨 일가가 청해진해운 등 수십 개의 계열사를 사유화해 경영을 악화시킨 정황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등에서 이미 확인된 상태다. 청해진해운의 내부 조직도와 비상연락망에는 유씨가 회장으로 명시돼 있고, 그는 청해진해운에서 매달 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청해진해운은 부실 경영에 따른, 모자라는 수익을 벌충하기 위해 세월호에 규정보다 많은 화물을 실었고, 그만큼의 평형수를 덜 채워 배가 복원력을 잃고 침몰한 원인이 됐다. 이 외에 선실의 구조변경, 선장 등 선박직 선원들의 비정규직 채용 등 사고와 관련한 비리 의혹은 한두 개가 아니다.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해외에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유 전 회장 일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간을 끌어 형사처벌과 피해자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증거 인멸과 말 맞추기를 했을 것이란 짐작은 하고도 남는다.
그러면서 회사 직원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을 동원해 마녀사냥이라는 식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런 유 전 회장 일가의 행태는 기본적 상식에 크게 어긋나고 있다. 희생자와 가족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인간적 양심을 거스르는 일이다.
아직도 28명 실종자의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면서 피눈물을 쏟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유 전 회장 일가는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해야 할 종교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자신들 말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검찰에 나와서 있는 그대로 해명하면 될 일이다. 유 전 회장 일가는 하루속히 검찰에 출두해 진실 규명에 협조하고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소환에 계속 불응할 경우 공권력이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유씨 일가뿐 아니라 뒤를 봐준 비호세력까지 발본색원해 단죄해야 한다. 국민 정서에 맞추는 차원이 아니라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범죄자에 대한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