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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장 개방' , 농가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해야
작성 : 2014년 04월 14일(월) 18:44 가+가-
우리농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쌀 시장 개방(관세화 유예)이 점점 더 현실화돼가고 있다.
지난 9일 필리핀이 쌀 의무수입물량(MMA)을 배 이상 늘리고, 쌀이 아닌 다른 품목의 관세도 낮추겠다고 제시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쌀 시장 개방을 미루기 위한 대가로 많은 양보를 했지만 허사였다.
WTO 회원국 중 쌀 관세화를 유예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와 필리핀뿐이다. 쌀 시장 개방 추가 유예 협상을 놓고 검토 중이던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개방을 더 늦추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인하게 됐다.

관세화(tariffication)란 수입 물품에 국내외 가격차만큼 관세를 붙여 물량 제한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시장 개방'을 뜻한다. 정부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쌀 관세화'라는 용어를 쓰고 농민 단체들은 '쌀 개방'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쌀시장 개방은 사실상 우리 앞에 놓인 외길이나 다름없다. 쌀 의무수입 물량을 매년 2만t씩 늘리는 조건으로 WTO에서 허락받은 쌀시장 개방유예기간이 올해 만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6월까지 쌀시장 개방 여부를 결정하고 9월엔 WTO에 통보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직 농민단체 눈치를 살피며 표면적으로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개방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의 쌀 관세화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이르면 7월께 관세화 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쌀시장 개방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은 농민들 사이에서도 상당 부분 공감대가 확보돼 있다”며 “쌀 개방으로 농가가 피해를 보지 않게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쌀 관세화를 늦추는 대가로 늘려온 의무수입물량(MMA)이 국내 공급과잉을 야기해 오히려 쌀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고 궁극적으로 관세화라는 ‘완충장치’를 통해 시장을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의 의무수입물량은 1995년 5만1000t에서 2005년 22만6000t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소비량의 8%에 해당하는 40만9000t으로 급증한 상태다. 때문에 쌀시장 개방에 강력 반대하는 농민단체들의 목소리도 예전보다는 약해졌다. 쌀 시장 개방 대신 관세화 유예로 지금보다 의무수입물량을 더 늘릴 경우 사실상 국내 쌀산업이 공멸할 수 있다.
더구나 MMA는 한번 의무수입물량이 결정되면 나중에 쌀시장을 개방하더라도 매년 계속해서 그 수량을 수입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달려 있다. 일본과 대만은 MMA에 따르는 이런 부담을 간파하고 이미 10여 년 전 쌀시장을 개방했지만 농민 피해는 크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개방은 하되 관세율을 얼마나 적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관세율을 높게 적용해 국내산 쌀보다 수입산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 당분간은 시장 개방에 대한 피해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쌀 시장을 개방하려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농민단체와 농민들은 여전히 강하게 쌀 시장 개방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표를 대변하는 농촌지역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정부의 숙제다.
사실 그동안 정부는 관세화 유예와 관련, 더 좋은 대안이 무엇인지를 찾거나 하는 데 대해서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다. 농민들과의 의사소통도 부족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부는 농민들의 편'이라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민들이 10년 전 서울 상경투쟁처럼 너무나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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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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