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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규제혁파 구체적 방안 내놔야
작성 : 2014년 03월 12일(수) 18:19 가+가-
박근혜 대통령이 쓸데없는 규제를 "우리가 쳐부술 원수"에 비유했다. 몸을 죽이는 '암덩어리'라고도 했다.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규제혁파 '출정식'을 앞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박 대통령은 오는 17일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처음으로 직접 주재한다.
박 대통령은 비유를 좋아한다. 진돗개처럼 물고 늘어져라, 법안이 퉁퉁 불어터진 국수꼴이 돼선 안 된다는 말도 했다. 원수·암덩어리 비유는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대통령의 판단은 옳다. 작년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을 투입해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렸다. 정부는 이를 마중물이라 했다. 올해는 민간이 바통을 이어 회복세를 굳혀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온갖 규제가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도 규제혁파에서 찾는다. "규제개혁이라 쓰고 일자리 창출이라 읽는다"는 말도 했다. 어느 모로 보나 규제혁파는 시급한 과제다.

대통령의 뜻은 강건하다. 1월 초 신년기자회견에서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2월 정부 업무보고에선 "규제개혁은 올해 꿈속에서 꿈까지 꿀 정도로 생각을 하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에선 규제총량제, 자동효력상실형 일몰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발언수위를 한단계 높인 원수·암덩어리 발언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현실은 암울하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규제정보포털(규제개혁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9~2013년 4년 간 등록규제수는 1만2905건에서 1만5269건으로 2364건(18.3%) 늘었다. 하루 1.6건꼴로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한국 규제완화도는 세계 114위로 중국(24위) 싱가포르(1위) 말레이시아(8위)는 물론 필리핀(108위) 태국(75위)보다도 못하다. 규제일몰제, 규제총량제, 네거티브 방식, 청부입법 금지 등 규제관리 시스템 개혁도 말만 무성할 뿐 부지하세월이다.

도대체 무엇이 규제를 늘렸나. 이쯤 되면 규제를 규제하려고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냈느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암행어사의 부패를 감시하기 위해 암행어사를 파견했던 조선 후기와 비슷한 꼴이다. 규제가 되레 늘어났다는 사실은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공무원 집단과 시장과 사회 각 분야에서 지배력을 지키려는 기득권 세력의 야합 가능성을 말해준다. 박 대통령의 지적대로 불필요한 규제는 우리 국민 모두의 공생발전을 가로막는 암적 요소다. 그런데도 규제는 매년 늘어만 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역대 정부의 규제개혁이 실패한 원인을 문제가 생기면 규제를 통해 해결하려는 '규제도입식 사건해결 경향' 등에서 찾았다. 실제 정부는 10일 정보유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그 일환으로 금융보안 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덩어리 규제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규제는 쇠심줄만큼 질기다. 무능하고 부패한 관료의 힘은 규제에서 나온다. 설사 장관이 움직여도 현장 공무원들이 슬쩍 비틀면 만사휴의다.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면 기대해봄 직하다. 과연 규제의 총량과 내용이 줄어들고 개선될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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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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