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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미뤄온 쌀 시장 개방 문제 다시 기로
작성 : 2014년 03월 05일(수) 18:31 가+가-
20년을 미뤄온 쌀시장 개방 문제가 다시 기로에 섰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 연말 관세화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오는 6월까지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은다.
쌀 시장 개방으로 식량 주권이 위협받는다는 주장과 관세화 유예를 연장할 경우 오히려 쌀 산업에 피해가 크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어 정부의 고심은 크다.

우리나라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상품시장을 개방했지만 쌀시장은 예외로 뒀다.
그 대신 쌀을 매년 일정량씩 의무적으로 수입하기로 했다.
2004년 재협상에서도 쌀시장 개방을 10년 미뤘고 그 대신 우리나라는 최소시장접근물량(MMA)으로 쌀 의무수입량을 매년 2만t씩 늘리기로 했다.
그 결과 올해에는 국내 소비량의 9%에 달하는 약 41만t을 수입하게 됐다.
20년간 쌀 의무수입에 쏟아부은 비용이 3조원(약 29억달러)에 이르고, 남는 쌀 보관비도 해마다 수백억원이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2001년 88.9㎏에서 지난해 67.2㎏으로 급감했다.
이런 마당에 또다시 관세화를 미뤄 의무수입량이 늘어난다면 쌀 공급과잉만 부채질할 게 뻔하다.

이처럼 20년 동안 쌀시장 개방을 유예해왔으나 이제 정부는 결단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쌀시장을 개방하고 관세를 부과하든지 아니면 또다시 협상을 통해 MMA 물량을 늘려줘야 한다.
한 번 수입하기로 결정한 의무수입물량은 어느 시점에 관세화로 전환해도 영구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일본과 대만도 이런 부담 때문에 WTO 협정 초반에 쌀시장을 개방하고 관세화를 선택했다.

일본은 1995년, 대만은 2003년에 각각 1068%와 526%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쌀시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쌀 수입은 거의 늘지 않았다. 농업이 무너졌다는 소리도 없다.
반면 쌀 수입을 유예한 필리핀은 3차 관세화 유예에 실패한 뒤 대안으로 WTO 농업협정 의무면제(waiver)를 얻기 위해 의무수입량을 기존 35만t에서 2.3배인 80만5000t으로 대폭 늘리는 양보안을 내놓고도 합의를 못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MMA 물량을 늘려주는 대신 도중에 관세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정부도 그런 방식을 검토해왔지만 농민들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린 탓에 의무수입물량이 국내 소비량 중 9%에 이르게 됐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의무수입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과 국내외 쌀 가격 차이, 예상 관세율 등을 고려할 때 쌀 시장을 개방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최근 “적절한 관세화를 통해 수입량이 도를 넘지만 않는다면 (쌀시장 개방이) 오히려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농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식량주권 등의 명분을 앞세워 관세화를 반대해 설득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국민 정서상 쌀은 먹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국산 쌀 경쟁력이 높아져 국제시세와의 격차도 두배 남짓한 정도로 좁혀졌다. 300~500% 관세를 붙이면 시장을 열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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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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