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일제에 맞서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짖은 3·1운동이 벌어진 지 95년 되는 날이었다.
무력을 앞세운 일제(日帝)의 무자비한 식민 지배에 맞서 온 국민이 “대한민국 독립 만세”를 외침으로써 우리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린 날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인 3·1운동은 3개월여 동안 지속됐다. 비폭력적인 시위였지만 일제는 총칼로 7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평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우리 선조들의 희생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정신이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역사의 시침을 거꾸로 돌리는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단호하게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진정한 용기는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라며 일본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었다.
지금의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일 모두에게 불행이다.
일본의 지도자들이 이웃나라 국민의 상처를 보듬기는커녕 소금을 뿌려대는 행동을 서슴지 않으니 선린의 관계에는 큰 금이 가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침략의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전혀 사과할 게 없다는 투의 망언을 일삼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의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겠다고 나섰다.
나아가 일본의 어린 학생들에게도 왜곡된 사실(史實)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여전하다.
일본 내 우익세력으로부터는 박수를 받는다지만 국제사회로부터는 비난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거듭 사죄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며칠 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으로부터 이스라엘에서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명예시민 메달’을 받았다.
피해자가 용서할 만큼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한 결과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베 총리는 지금부터라도 역주행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독일인은 홀로코스트에 영원한 책임이 있다”는 메르켈 총리의 말처럼 일제의 악행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일본은 지금 한·일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다. 이 회담을 희망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한·일이 서로 으르렁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하지만 말로는 정상회담을 외치며 행동으로는 침략사를 미화시키니 대한민국 정부가 손을 내밀기 힘들다. ‘믿을 수 없는 일본’이라는 생각만 커질 뿐이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은 깊이 반성해보기 바란다. 일본은 진정 평화를 원하고 있는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의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