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
의지력이 사고력보다 강할 때 갈망하는 자기 긍정을 지켜내는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중한 분별력 자체가 지혜의 뿌리인 것이다. 따라서 항상 자기 내면의 성찰을 통해 자기를 속이고 양심을 학대하려는 비열하고 야비한 의식과 맞닥뜨리면 당연히 분노할 줄 알아야 자연히 자기 변신과 발전을 꾀하게 된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거짓말하고, 이기심에 빠지고, 자기 의무를 소홀히 하고, 무례를 범하고, 고결한 마음을 져버려도 수치를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분노할 줄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바람직한 자기 변신을 시도할 계기마저도 상실해 버리기 때문에 알토란같은 인생의 결실을 결코 기대할 수도 없는 저급한 삶을 사는 인생이 되고 만다. 그러나 정신 수련을 통해 지적 인내심을 길러서 성급하게 자기를 폄하하거나 경멸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일상이 사려 깊고 정의롭고 너그러운 사람은 타인들의 결점이나 실수를 범하는 나약한 모습에도 참을성 깊은 여유와 관대한 성향을 보이지만 오만하고 편협한 사람은 참을성이 없고 각박하고 야비하며 용서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지식을 증대하고 인생경험을 확대시켜서 마음의 양식을 양성하여 조급하게 굴다가 참을성 없이 혼란에 빠지는 삶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선한 사람은 선한 세상을, 악한 사람은 악한 세상을 만들어가듯이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불평을 일삼는다면 주변 사람들 역시 불평을 일삼을 것이고,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관용을 베풀어 주지 않듯이 자신의 처신이 주변의 처신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상대가 너그럽게 자신을 대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자신이 상대를 관대하게 대하지 않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처럼 모든 인간의 삶은 자신을 투영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기이한 습성을 잘 모르고 살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자기 나름대로의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가를 은연중에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고는 어떤 사람들은 상상을 통해 스스로 최악의 결론을 내리고는 근심 걱정에 휘말려 버리기도 한다. 가령 주변의 부정적 반응을 느끼고 노여워한다면 불필요하게 자기감정 노출을 할 뿐 상대의 태도 변화를 바로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실용적인 지혜를 체득한 사람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을 윽박지르거나 굴복시키려고 하지 않고 인내심을 발휘하여 상대가 스스로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한다. 반대에 부딪쳤을 때 흥분하거나 오만한 대응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태도 때문에 손해 볼 일은 거의 없다.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는 최상의 무기는 조화를 이루어내려는 부드러움과 너그러움을 보여주는 관용과 수용이다. 이런 생활태도는 비열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와 평화를 지켜내는 고결하고 위대한 삶인 것이다. 논쟁에 휘말려 언쟁을 일삼는 짓은 인생을 낭비할 뿐 건전한 영혼을 지켜내는 데는 무익한 짓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과 우호적이고 친밀하게 지내는 슬기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분노를 통한 자기통제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나쁜 버릇은 또 다른 나쁜 버릇을 끌어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은 버릇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자기 타락과 자기 파괴의 확산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나쁜 습관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상적인 자기 삶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스스로 때 이른 죽음의 씨를 뿌리도록 자신을 방치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러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와 생활의 안녕을 파손하는 갖가지 욕망에 저항하거나 억제하려는 자기분노는커녕 자발적으로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나쁜 버릇의 노예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주정뱅이처럼 저차원의 쾌락을 추구해서는 건전한 정신과 결단력을 퇴화시키고 진정한 행복에너지를 약화시켜버릴 뿐만 아니라 자기와 비슷한 욕망의 소유자와 어울림으로써 차원 낮은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사는 노예가 되어 무기력한 삶이 되고 만다. 하지만 사회적 제도나 학문적 지도로 이처럼 세속적인 쾌락에 빠져버린 사람의 인격을 바로 잡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못한 습성의 세력권에서 벗어나는 최상의 길은 자신을 통제하는 지혜를 익혀서 성실하게 살려는 자제력을 스스로 발휘하는 용기를 내는 수밖에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을 통해 자기분노를 할 줄 알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