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 이어 부안 오리농장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인돼 AI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면역력이 강한 가창오리 1000여 마리가 고창의 한 저수지에서 AI로 인해 떼죽음을 당한 것도 충격이다.
야생오리떼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된만큼 이들 오리떼의 이동경로에 따른 AI 확산 가능성이 크다.
고창의 종오리(씨오리)농장에서 발견된 AI는 전염성이 강한 H5N8형으로 2010년 중국 장쑤성에서 발병했다. 국내에서 AI가 발견된 것은 2년8개월 만이다.
잊혀질 만하면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철저한 사전 예방과 조기 진화가 관건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전남북과 광주광역시에 48시간 동안 관련 가축과 농가 출입차량, 종사자 등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도 확산 방지에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방역당국의 조치에 따르는 길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AI는 주로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야생 조류가 가금류와 접촉해 발생한다. 국경없이 마음대로 오가는 철새를 막을 수 없으니 예방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AI의 감염경로가 어떻든 확산은 먼지, 물, 배설물, 달걀 차량, 사람의 의복 등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초기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1년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해 전국이 몸살을 앓았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설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설에는 전국적인 귀성차량 이동이 있는데 자칫 AI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AI문제가 조기에 차단되지 않을 경우 설 기간이더라도 차량이동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국민들도 AI가 계속 확산되면 고향 가는 것까지도 포기할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평상시도 이 지역 차량이동은 자제해야 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AI 공포에 지레 겁을 먹은 나머지 닭이나 오리 소비가 급격히 줄어 농가 피해가 확산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 비단 농가뿐 아니라 가금류 유통 단계에 있는 관련 업종이 모두 고사될 가능성도 있다.
설사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섭씨 70도에서 30분 이상, 75도로 5분 이상 가열하면 죽어 익힌 가금류는 인체에 무해하다.
예외적으로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H5N1에 사람이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있지만 주로 감염된 생닭이나 오리를 접촉한 의료진과 축산농가에서 변을 당했다. 익혀 먹으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의미다.
AI가 발생하면 발생 농장뿐 아니라 3km 이내 닭 오리 달걀은 전부 폐기되고 그 주변의 가금류 및 그 생산물에 대해서도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에 일반인이 오염원과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닭 오리 도축장에서도 도축검사를 실시해 건강한 것만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AI에 대한 공연한 공포심으로 소비까지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가 번지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대국민 홍보 활동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번 일은 축산 농가만의 불행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할 재난이다. AI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은 물론 모든 국민이 합심해 노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