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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작성 : 2014년 01월 16일(목) 18:11 가+가-
김요한


6.4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도 기초선거의 룰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도 후보를 선택해야 할 유권자들도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 속에 우왕좌왕 하고 있다.
핵심은 후보자들의 정당공천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이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결정이 아닐 듯도 싶은 이 문제를 두고 여야는 왜 이처럼 결정 유보로 일관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대선 때 여야는 이미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한바 있다. 다만 광역단체장의 경우는 공천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방선거를 정해야할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그 활동시한을 불과 10일(31일)밖에 남겨놓지 않았는데도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정당공천은 이미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결론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은 유지와 폐지의견이 거의 반반이었고 민주당 등 야권은 폐지 주장이 약 60%로 유지보다 높았다. 현재 기초단체장들은 227명 중 221명이 응답에 임한결과 76%(168명)가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했다. “유지해야 한다”는 9.1%(20명)에 불과 했다는 보도다. 특히 민주당 소속이 많은 호남지역의 기초단체장은 40명중 35명이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소위 민주당 바람을 힘 입어 당선됐으나 이제는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으므로 공천폐지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현직으로 누리는 유리한 ‘현역 프리미엄’ 효과를 의식함으로 분석된다. 한 교수는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할 국회가 교통정리를 하지 못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꽃인 지방선거는 정당공천 문제 말고도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계속 되어왔다. 이제 성년이 된 지방자치제도의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서둘러서 보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임기 중 신임을 받아 재선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나 해를 거듭할수록 현역프리미엄의 효과로 재선은 물론 3선 때까지 유지하는 단체장이 늘어나는 것은 신인들의 등용문이 선거법에 묶여 너무 힘들고 이로 인해 유능한 인재의 지방경영을 통한 발전의 길이 막히고 있다는 불만도 간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조사결과를 보면 영국, 일본, 독일 등은 지방의회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정당정치의 역사가 길고 내각제가 자리 잡은 영국은 지방정치에도 정당의 영향력이 크다. 최근 들어 기초단체 선거를 중심으로 무소속후보의 당선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전체 당선자의 80%는 정당공천을 받은 사람들이다.
내각제 국가인 일본도 정당공천을 허용하고 있지만 1990년대부터 정당의 영향력은 약해지는 추세다. 생활정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둔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은 무소속 당선자들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은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정당공선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에 4분의 3이상이 정당공천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의견과 ‘후보 난립을 막으려면 유지해야한다’ 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쉽게 공천폐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딴 데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것이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이 지역 국회위원들의 돈줄이었다는 것과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어느 군 의회 에서는 성원이 되지 않아 의회가 열리지 못했는데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 다른 행사에 참석하므로 다들 그곳으로 불려갔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참여하므로 지방행정 발전을 저해하고 당파간의 갈등으로 지역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곳이 많다는 사례들은 차제에 정당공천 폐지 문제뿐만 아니라 선거에 경험이 적은 참신한 공약을 마련한 유능한 행정전문가들도 쉽게 지방자치에 참여 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선거제도의 개혁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제도에 문제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성호 대전대교수(행정학과)는 “유능한 사람이 공천 받는 게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공천 받고 당선되는 사례가 많다”며 정당과 지방의회 간 균형,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방자치의 질적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정당공천제 폐지는 위헌 소지가 있고 폐지할 경우 후보난립으로 운이 작용하는 ‘로또선거’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문제는 일단 대선 공약이므로 폐지 쪽으로 약속을 지키고 문제점들에 대해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에 이른바 선거 꾼이 당선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그야말로 돈안드는 선거로 유능한 인재가 등용되어 지역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지방행정 전문가들이 경영을 맡은 지역들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음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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