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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왜?
작성 : 2014년 01월 09일(목) 18:01 가+가-
(시인, 목사 김요한)

영화 변호인이 왜 이토록 무섭게 달려갈까?
개봉 19일만에 관객 800만을 돌파하므로 한국영화 사상 신기록을 세워가며 1월 중에 1,000만 관객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변호인’이 19일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1일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 방의 선물’은 물론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와 역대 최고 흥행작 ‘아바타’ (1,362만)를 뛰어 넘을 기세다. 13일 친지들과 변호인 영화를 본 필자는 영화시작 수분이 지나면서 눈시울을 적시기 시작,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눈자위를 훔쳐내야 했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 끈도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송강호 역)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 싼 이야기들이다. 이 영화가 당시 1980년대를 기억하는 중 장년층과 노년층은 물론 현세의 젊은이들에게까지 전세대가 공감하는 영화로 호응을 얻는 것은 당시의 암울했던 억압통치와 거짓을 진실로 바꾸는 회유, 흑이 백을 향하여 네가 되레 검다고 다그치는 몰아세우는 등의 상황 속에서 현실 속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감성을 유발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물론 현재의 정치나 사회 상황이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가 없게 됐다. 혹독한 고문과 거짓자백 죄를 뒤집어 씌워 적색분자로 몰아가는 일은 사라진 듯 하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짓이 진실을 짓밟고, 여론몰이 식 인권유린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며 고도화된 술수가 한 집단의 유익을 위하여 국민을 회유 내지는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의 답답함이 영화 속의 상황 전개에 슬픔으로 분출된 것이라 애써 빗대어 본다. “나라가 뭡니까?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 영화 ‘변호인’에서 변호사 송우석은 증인으로 나온 고문 경찰관 차동영(곽도원)에게 이렇게 쏘아 붙인다.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한 말인데 ‘그래 맞아 그렇지!’라고 새삼스레 느낌은 무엇일까? 1981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죄 없는 대학생들을 사회주의 혁명세력으로 조작한 이른바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변호인’을 통한 전체적 느낌은 30년 넘는 세월이 지나 민주화가 성취된 양 구색은 갖췄어도 그때의 최루탄 냄새는 아직도 가시지 않았고 다만 매운 연기의 색깔만 살아진 것이라면 무리한 비약일가……
당시에 멀쩡한 사람을 빨갱이라고 몰아 붙인 용공조작이 없다면 지금은 ‘종북몰이’로 대체된 것은 아닌가. 지난 한해 동안 시도 때도 없이 ‘종북몰이’가 등장했다. 이제는 지능화된 고도의 술수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문제의 핵심에서 피해가려는 뻔한 수작 앞에 할말을 잃고 만다. 국가정보원이 댓글작업을 통해 야당후보를 비방하는 등 세계 민주사에 유례가 없는 국가정보기관 선거개입을 두고도 이를 말하면 선거결과를 부정하려는 불순세력인양 적반하장으로 몰아세운다. 이를 소위 보수 언론으로 불리는 이른바 조,중,동과 종편방송들이 합리화 작업에 열을 올린다. 지난 6월 댓글 낙선운동 증거들이 쏟아져 국정조사를 합의하자 국정원은 느닷없이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 여당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김정일에게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며 종북공세를 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선거개입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통령의 사퇴까지를 주장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 역시 종북딱지를 붙였다.
지난해 말 통합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한다며 해산심판청구. 철도파업이 시작되자 또 뜬금없는 종북카드를 들이대 철도노조 내 한길자주노동자회가 종북세력이라며 5명을 국가보안법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철도노조 지도부를 잡겠다며 민주노총이 속한 경향신문사의 잠긴 문을 해머로 부수고 진입하는 장면이 종일토록 TV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영화변호인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젊은 시절에서 모티브를 가져 왔지만 ‘정치인 노무현’의 색깔은 없다. 대신 영화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지금은 어떠한가? 를 생각하게 한다. 문제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는 것이다.
“바위는 아무리 단단하나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하다 해도 살아 있는 겁니다. 그렇게 단단한 바위는 바람에 모래가 되고 부서지지만 계란은 깨어나 그 바위를 넘는다는 말도 못 들어 보셨습니까?” 고문받는 대학생 진우 역을 맡은 임시완의 대사다. “이런기 어딨어요? 이라믄 안되는 거잖아요!” 이런 세상이 언제나 찾아질까……영화 변호인을 통해 바라본 세상이 안타깝지만 하니 이 시대의 변호인은 국민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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