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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법 졸속 처리땐 재앙된다
작성 : 2014년 01월 06일(월) 19:03 가+가-
여야가 7월 시행 예정인 기초연금 지급방식을 둘러싸고 새해벽두부터 기싸움에 들어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난해 말 국회·정부는 물론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는 민관정협의체를 만들어 기초연금법안을 조율,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5조2000억원의 기초연금 예산이 통과됐지만, 기초연금법은 해당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일반적으로 국가 정책은 법안이 먼저 통과되고 예산이 뒤따르는 법인데, 기초연금은 거꾸로 예산은 준비됐는데 법안이 확정되지 않은 기형적인 상황이다. 통상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하위 법령 및 전산시스템 정비 등 관련 업무를 준비하려면 6개월가량이 걸린다. 7월 시행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늦어도 2월 국회에서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제출한 법안이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안은 65살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주는 차등지급 방식이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역차별을 받는 구조다. 나라에서 권장하는 제도를 믿고 따랐던 국민이 불이익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가 얼마 전 연금전문가를 상대로 조사한 걸 봐도, 전문가 10명 중 7명은 기초연금안을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역시 국민연금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83.0%)이 가장 높았고, 국민연금 장기가입 유인 약화로 노후불안(81.1%), 미래세대의 공적연금 삭감(75.5%) 등의 차례였다.
보건복지부조차 지난해 8월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에서 “가입기간 10년 미만의 지역가입자들은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고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죽했으면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 100만명이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까지 말했겠는가.
여야의 합의 전망은 더욱 밝지 않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자는 정부여당 안이나 노인 인구의 70%에 매달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자는 민주당안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후세대와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짐을 떠안길 것이라는 데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여야 모두 득표상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집착할 가능성도 크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과 2040년 지금의 2배·3배로 늘어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반면 세수실적과 경제성장률은 시원찮다. 노인들을 부양할 핵심 생산인구(25~49세)마저 이미 201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제도가 한번 도입되면 남유럽 국가들처럼 구조적 재정위기에 직면해도 혜택을 줄이기 어렵고 결국 경제도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
게다가 국민연금조차 불안하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늦어도 2059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평균수명이 빠르게 길어지고 있어 고갈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이 있다고 적게 받고, 국민연금은 고갈돼 못 받는다면 이중의 억울함을 당하는 셈이다.
연금제도는 한번 틀을 짜놓으면 중간에 바꾸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들을 원점에서 차근차근 짚어 지속가능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 민·관·정 협의체가 구성되면 새 제도가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으며, 어떤 현실적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일정에 쫓겨 졸속으로 처리했다간 국민에게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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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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