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저스의 7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류현진(26)의 피칭 모습은 올 시즌엔 볼 수 없게 됐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진과 타선이 침묵하면서 0-9로 완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몰려있었던 다저스는 6차전마저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저스엔 아쉬운 시리즈였다. 1,2차전에서 막강 원투펀치 잭 그레인키와 커쇼를 투입하고도 연패를 당해 불안감이 드리웠다. 3차전에서 류현진의 호투로 기사회생한 다저스는 4차전에서 4홈런을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대역전극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6차전에서 인간계 최고의 투수 커쇼가 3회말에만 4점을 내줘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다저스는 결국 초반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다저스 선수들은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고개를 숙이고 퇴장했다.
올해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 각각 1경씩 나왔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3이닝 6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조기 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챔피언시리즈에서 생애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95마일(시속 153㎞)짜리 강속구를 뿌려대며 날카로운 제구력과 수준급 변화구로 세인트루이스 강타선을 잠재웠다. 결과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투수가 된 첫 한국인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다저스가 6차전에서 패하면서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올해 류현진은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30경기에 모두 선발투수로 나온 류현진은 14승7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시즌을 마쳤다. 191이닝을 던지면서 총 154개의 삼진을 솎아냈고 볼넷 49개를 내줬다.
누구도 류현진이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국내 최고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도 되지 않았다. 아시아인 투수 중에서 명성만 믿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퇴출당하는 선수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 금액으로 2573만7737 달러를 적어냈고 6년 최대 42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자 비웃는 시선이 많았다.
게다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태도를 꼬집으며 다저스의 선택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시즌에 돌입하자 주위에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보여준 투구 이상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또 빅리그라는 중압감을 이겨낸 대담한 피칭, 타자와 수싸움에서도 백전노상의 베테랑의 모습을 보였다.
30번의 등판 중 22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피칭을 했다. 5이닝을 던지지 못한 경우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
류현진에게 불안한 시선을 보내던 이들도 류현진과 다저스의 선택에 찬사를 쏟아냈다.
지난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빅리그 데뷔전을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마친 뒤 두 번째 경기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6⅓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8월3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는 5⅓이닝 11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1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인 투수가 데뷔 시즌에 10승을 밟은 것은 류현진이 처음이었다. 이후 4승을 더해 14승이라는 대단한 족적을 남겼다.
류현진이 원투펀치 커쇼, 그레인키와 함께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며 팀을 포스트시즌에서 올려놓은 것.
류현진은 팀동료 야시엘 푸이그와 함께 꾸준하게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을 신인왕 3위로 예상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대담한 피칭으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류현진의 피칭을 한 번 더 보지 못한 부분이 유일한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