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따라 고개 든 ‘경선 연기론’… 與 대선 레이스 변수 재부상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다시 힘 받는 경선 일정 연기론
송영길 “4단계 거리두기 성과 보고 필요시 일정 재논의”
추미애·박용진 연기로 선회… 이재명 “당 정하면 따라야”
작성 : 2021년 07월 12일(월) 17:42 가+가-

내년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본경선 막이 오른 가운데 12일 경선 연기론이 다시 여권 대선 레이스의 변수로 재부상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강력한 방역 필요성과 흥행 부진 우려를 계기로 경선 연기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달 말 당 지도부의 현행 일정 유지로 결론이 났던 1차 ‘룰의 전쟁’ 때와는 달리 대부분 후보가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싣고 있어 이번에는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2주 간의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성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그 뒤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4차 대유행이 더 심화될지도 모르는데 4단계 거리두기가 효과를 거둔다면 현행대로 가는 방향이고 거리두기 효과가 전혀 없다면 (일정 연기를) 논의는 해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경선의 메인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지역 순회 경선은 다음달 7일 대전·충남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일단 현행 일정을 유지하되 2주 간의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에 따른 확진자 감소세 등을 살펴본 뒤에 필요하다면 일정 연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송 대표가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고수해 온 것에서 미묘한 입장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송 대표는 경선 일정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대선주자들의 전체 동의가 없으면 일정 연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지켰으며 결국 당 지도부 차원의 현행 일정 유지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코로나 와중에 총선을 치러낸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도 대선 경선을 일정대로 치러내야 한다”며 경선 연기론 재점화에도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송 대표가 경선 연기 논의의 여지를 남겨놓는 쪽으로 선회한 것은 초유의 거리두기 4단계를 불러올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세 차례 대유행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데다 당내 대선주자들의 압박 강도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경선 연기 1차전 때는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며 코로나19 상황은 대선 경선에 큰 변수로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헌·당규 준수라는 명분을 거스르기 쉽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훨씬 위협적인 양상으로 4차 대유행에 불이 붙으면서 경선 연기 주장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성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2주 간 국민들에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한 만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도 최소 2주간은 순연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썼다.
비(非)이재명계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한목소리로 본경선 일정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이런 시기에 선거인단 모집 등 행위를 하는 것이 국민과 당원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 아닌가 심히 걱정된다”며 경선 연기론을 주장한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드리려면 방역 지침대로 거의 전면 비대면으로 가야 된다는 얘기인데 그게 가능한지,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CBS 라디오에서 경선 연기론에 대해 “이 문제는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며 불만을 표했으며 김두관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경선 연기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달 경선 연기 논란 때는 현행 일정 유지를 주장하며 이 지사 쪽에 힘을 실어줬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경선 연기 필요로 입장을 선회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 “2인 이상 집합 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다”며 연기 쪽에 무게를 뒀으며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방역당국의 지침은 국민 2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당이 (경선)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가 일단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연기를 반대해 왔던 이 지사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는 안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이 정하면 따라야 한다”고 답해 기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세와 경쟁주자들의 집중 견제를 감안해 원론적 주장으로 말을 아낀 것일 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지사로서는 최근 TV 토론회 과정에서의 설화로 지지율에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경선 연기로 경쟁주자들의 추격 시간을 벌어주는 게 달가울리 없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이 지사 측은 일단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에 따른 확진자 감소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경선 연기론에 대한 직접 대응은 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각 대선 경선 캠프의 대리인들을 불러 코로나19 확산세 속 본경선 일정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