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가 10일(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2017 시즌 전반기 총 6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은 확실한 주전급 선수는 절반에 불과하다. 더그아웃을 주로 지켰고, 일부 선수는 전반기 막판 겨우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면서 한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추신수는 지명타자와 우익수 자리를 오가며 팀 사정에 따라 다양한 타순에 배치됐다. 지난해 4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올시즌 전반기에만 78경기에 나섰다.
타율은 0.250(288타수 72안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12홈런 42타점 7도루로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출루머신답게 출루율 0.363은 팀내 1위다.
추신수로서는 2015 시즌 후반기 활약을 재연하고자 한다. 당시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타율 0.221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지만 후반기 타율 0.343으로 반등하며 부활했다. 추신수는 후반기 놀라운 반전 활약으로 9월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잔부상조차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후반기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한국 야구팬들에게 가장 기분 좋은 소식은 지난 2년 간 부상 공백을 깨고 마운드에 선 류현진(30·LA 다저스)의 복귀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 두 시즌 동안 단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암울한 시기를 보낸 류현진은 복귀 자체가 비관적이었다.
시범경기부터 서서히 시동을 건 그는 시즌 개막과 함께 ‘투수 왕국’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한축을 담당했다. 전반기 14경기(13경기 선발)에 등판,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1의 성적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들쭉날쭉하며 경기당 1개가 넘는 15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다. 분명 부상전 류현진을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2년의 공백을 감안하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후반기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고 안정된 피칭을 한다면 예전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왼쪽)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오승환. (AP/뉴시스)
‘빅리그 끝판왕’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올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코리안 빅리거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팀의 뒷문을 완벽하게 책임지면서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끝판왕의 명성을 이었다.
하지만 시즌 첫 등판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지난해와 달리 철벽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 38경기에 등판, 18세이브를 올렸지만 1승 4패 평균자책점 3.54로 높았다.
지난해 76경기 동안 5개에 불과했던 피홈런은 올 시즌 벌써 7개를 기록 중이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도 0.92에서 1.38로 급등했다.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자 최근에는 트레버 로젠탈과 뒷문을 번갈아 맡기도 했다. 다행히 로젠탈도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오승환에게 다시 기회가 왔지만 후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보직 변경 가능성은 여전하다.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팀내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에 따른 희생양이다.
지난해 95경기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을 올리며 연착륙에 성공한 김현수는 올 시즌 전반기 51경기에 출전에 그치고 있다. 타석에 134차례 밖에 서지 못했다. 경기당 3타석이 채 되지 않는다. 대타 출전이 많았거나 주전으로 나서도 경기 중반 교체되는 경우가 잦았다.
외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타격감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타율은 0.229(118타수 27안타)에 그쳤고, 홈런은 1개에 불과했다.
현지 언론은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바엔 차라리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볼티모어와 계약이 만료되는 김현수로서는 빅리그 잔류를 위해서는 후반기 반등이 간절하다.
지난 시즌 전반기 빅리그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는 역대 최다인 8명이었다. 올 시즌에는 반토막 나면서 4명 만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 침체기를 겪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최지만(26·뉴욕 양키스)이 잇따라 빅리그 무대로 콜업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약속이나 한 듯 황재균은 데뷔전에서, 최지만은 1년 만의 복귀전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강한 인상을 심는데 성공했다.
황재균은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4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최지만은 2경기 연속 홈런포 등 4경기에서 타율 0.182 2홈런 4타점의 성적을 냈다.
아직 두 선수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표본 자체가 적다. 후반기에도 당분간 빅리그에서 뛰며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즌 중반 주전급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만큼 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후반기 시작과 함께 팀내 눈도장을 찍는 것이 시급하다.
/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