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야 5당은 1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도 후한 반응이 나왔다. 반면 국민의당은 오전에는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했다가 오후에는 ‘의미 있는 결정’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역대 정부 중 가장 빨리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회담으로 마무리됐다”며 “이번 회담은 전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6개월 이상의 외교 공백을 단기간에 극복하고 전 세계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라고 규정했다.
백 대변인은 “특히 엄중한 상황이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에서 최대 난제인 대북문제에 있어 우리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제 더 이상 ‘굴욕 외교’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방위비 분담 재협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향후 한미 관계에 있어 문재인 정부가 헤쳐가야 할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된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 동맹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대한민국의 국익을 훼손하지 않도록 외교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덧붙였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국이 채택한 성명문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강력한 연합방위태세와 상호 안보 증진을 통해 대한민국을 방어한다’고 명시했다”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오 대변인은 한미 정상이 성명서에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 조건을 증진하겠다’는 선언을 담은 것에 대해 “(한미FTA 재협상으로 생길) 수출 기업과 국가부담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 탐지, 교란,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군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사드 말고는 없다”며 “사드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내외에 큰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사드 문제에 대해 자세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대로 어물쩍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화돼 버린다면 오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약속한 내용은 장기적으로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변인은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동맹 강화와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공조를 펼쳐나갈 것을 약속했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해나가자는 약속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기가 고조됐던 동북아 정세에 큰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논평의 기조가 다소 달라졌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각론을 들어가 보면 안보도 경제도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도, 실리를 취한 것도 없는 속 빈 강정”이라며 “사드문제, 한미FTA 재협상,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 풀었어야 할 숙제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 기업을 통해 5년간 40조 원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어주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쳤던 찬사가 안타까울 지경”이라며 “우리가 미국과 풀어야할 숙제만 한 짐 지고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돌아오는 문 대통령의 무거운 어깨가 안쓰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오후 양순필 수석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제 제공을 재확인하고, 대한민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합의한 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이번 한미 정상 간 합의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더욱 확고히 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연합방위 대한민국 주도 합의를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굳건히 하는 진정한 ‘자강안보’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