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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주희정 “눈 감는 순간까지 농구 열정 못놔”
“은퇴 결정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작성 : 2017년 05월 18일(목) 17:29 가+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농구에 대한 열정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프로농구 ‘철인’ 주희정(40)이 20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정든 코트를 떠난다.
주희정은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은퇴를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 속에서 지난 20년 동안 농구에 미쳐서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게 농구를 대체할 만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6~2017시즌을 마지막으로 삼성과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희정은 은퇴를 택했다.
고려대 2학년 때 중퇴하고 1997년 연습생 신분으로 원주 나래(현 동부)에 입단한 주희정은 20시즌 동안 최정상급 가드로 활약했다. ‘불혹’이 된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주희정은 2016~2017시즌까지 개인 통산 1029경기에 출전했다. 20시즌을 뛰는 동안 주희정이 결장한 경기는 15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랑했다.
남자 프로농구에서 통산 출전 경기 수가 1000경기가 넘는 것은 주희정이 유일하다. 2위인 김주성(원주 동부)이 2016~2017시즌까지 688경기에 출전한 것을 감안하면 주희정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주희정은 “나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이겨가며 여기까지 왔다. 항상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써 주희정은 이제 물러난다. 앞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다재다능한 지도자로 돌아오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다음은 주희정과의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정신이 없어서 머릿속에 다 담지 못했다. 구단과 은퇴결정을 내린 소감부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순간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는다. 언젠가 나도 은퇴를 하겠지 막연히 생각했다. 막연히 농구가 좋고 미쳐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대체할 무엇이 지금까지 생각나지 않는다. 농구공을 갖고 노는 것이 즐거웠던 초등학교 시절, 강동희 선수를 보며 꿈을 키웠던 중학교 시절, 하나 뿐인 할머니를 호강시켜주려 죽도록 열심히 했던 고등학교 시절, 간절하고 성숙했던 대학교 시절, 일찍 입문해 20년을 보낸 프로시절들.
이제는 과거가 됐다. 프로에 와서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주희정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나 자신과 힘든 싸움을 이겨가며 여기까지 왔다. 농구인생에 후회는 없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농구에 대한 열정은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프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프로 20년 동안 정말 생각나는 경기가 없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 많은 팀을 거쳤지만 삼성시절 통합우승(2001년)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시절이다.”
-한 시즌 더 뛸 것으로 예상됐는데.
“아직도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휴가 끝난 다음에 훈련을 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 이제 조금씩 비우려고 준비하고 있다. 빨리 비워내야한다. 미래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공허함을 사로잡으면 안 될 것 같다”
-은퇴 후 가장으로서 생활은.
“지금 가장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은 아이들과의 약속이다. 아들이 1년 만 더 선수생활을 하면 안 되겠냐면서 울었다. 꼭 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에 남는다.”
-은퇴를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
“후배들은 프로이기 때문에 실력으로 먼저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기다려야 되는 입장이다. 프로선수니까 후배들은 나이가 들수록 눈치를 보지 말고 프로답게 실력으로 보여주고 구단의 인정을 받았으면 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은.
“운이 좋아서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다 소중한 기록들이다. 1000경기를 이룬 것이 첫 번째 애착이 간다.”
-후배 선수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는 개인적으로 학창시절부터 무식하게 훈련을 해왔다. 프로 때도 슛이 없는 반쪽짜리 선수라고 불린 적도 있다. 무작정 열심히 했다. 요즘은 시대도 많이 바뀌었다. 그냥 막무가내로 노력하기보다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훈련을 하길 바란다. 타 팀 선수가 잘하는 기술이 있다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배우고 느껴야 한다.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위해 생각하고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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