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정원의 헌법재판소 사찰 의혹을 놓고 전날에 이어 6일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사실 확인이 안 된 정치공세라는 여당의 입장에 맞서 야당은 묵과할 수 없는 헌정질서 유린이라며 국회 정보위 개최는 물론 국정조사를 열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바른정당도 사찰 의혹에 대한 혐의가 발견되면 국정조사 실시 등 엄중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권 전체가 이 문제에서는 한목소리로 여권을 공격하는 양상이다.
먼저 자유한국당은 사실 확인이 우선이란 말로 방어막을 쳤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에서 “국정원의 한 직원이 헌재의 동향보고를 수집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국정원의 헌재 사찰 의혹이라는) 정치공세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사실 파악”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국정원 업무 수행 영역을 넘어간 것인지 사실 확인을 안 하고 단정 지으면 안 된다”며 “야당이 국정원 사찰 의혹을 제기 중인데 사실을 파악할 때까지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이 요구하는 국회 정보위 소집에도 부정적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반면 야4당은 국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면서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누구의 지시로 무엇을 사찰하고 누구에게 보고했는지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어 의혹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면서 “국정원도 언론의 정당한 의혹 제기를 폄하하면 안 된다. 떳떳하면 정보위 소집에 응해야 한다. 국정원법 개정으로 정치 개입 공소시효가 10년인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이어 “국정원이 헌재를 불법 사찰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가문란 행위, 불법행위”라며 “이해할 수 없는 건 자유한국당의 태도다. 야당의 정보위 소집요구에 대해 ‘국정원이 아니라는데 왜 소집하냐. 가짜 뉴스다’고 폄훼한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헌법재판관들이 대공 용의자인가,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사찰을 지시했고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밝혀야 한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해서 책임을 묻겠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법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춘천시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국정원의 헌재 사찰은)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더욱더 충격적인 건 헌법재판소 불법사찰을 지시한 간부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며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겠다. 그래서 진상규명에 나설 거고, 검찰은 즉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도 이에 가세했다.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만일 국가정보원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사찰한 혐의가 드러난다면 여기에 대해 당장 국정조사하고 특별감사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도 “사법기관 사찰이란 전근대적 망령을 확실히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탄핵결과와 상관없이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 때도 단순한 동향 수집이라며 발뺌하고 넘어갔는데 백번 양보해서 동향수집이라 하더라도 명백한 불법”이라고 규탄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번 의혹의 당사자가 과거 대법원장 사찰의혹의 장본인이란 점, 이번 사찰 지시자로 지목된 사람이 국정원 내 우병우 라인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란 점 등만 보더라도 이 사안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