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현 정국에서 호남 정치권 지형의 부침이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호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로 무섭게 타오른 촛불 민심은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지지율 재탈환과 첫 호남 보수여당 대표 이정현 의원의 몰락 등 지역 정치권도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안방을 내준 민주당의 호남 재탈환이 눈에 띈다. 20대 총선 투표결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전남지역은 녹색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이 18석 가운데 16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새누리당 1석, 더불어민주당 1석에 그쳤다. 호남 전체의석 28석 가운데는 23석이나 된다.
하지만 탄핵 정국을 전후해 국민의당 지지율이 계속 빠지더니 민주당에게 역전을 당하는 것은 물론, 일부 여론조사는 더블 스코어 차이가 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성인 2528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 등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전체 9.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37.7%로 1위를 기록했고 새누리당은 17.2%, 국민의당 12.2%, 정의당은 5.5%로 나타났다.
호남에서는 민주당 40.4%, 국민의당 25.5%로 국민의당을 해당지역 오차범위(±6.3%p) 밖에서 제치고 16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23.7%,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20.5%, 이재명 성남시장 14.9%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8.3%로 나타났다.
호남에서는 문 전 대표 24.7%, 이 시장 17.8%, 안 전 대표 16.4%로 집계됐다. 호남의 `반문정서’논란에도 불구하고 1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를 추월한 이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16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12월 셋째주(13~15일) 정례 조사결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전화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3%)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5%p 상승한 40%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p 하락한 15%, 국민의당은 12%, 정의당은 3%의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 호남 등 전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으며 호남에선 53%로 22%에 그친 국민의당보다 지지율이 2배 이상됐다.
민주당의 호남 텃밭 탈환이 조기 대선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반면 호남 출신 첫 보수여당 출신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퇴진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예고한 사퇴시점인 21일 보다 앞서 지난 16일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8월9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 4개월여 만이다. 이른바 `거위의 꿈’이 불명예로 날개가 꺾힌 셈이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당선 수락연설에서 “전 ‘거위의꿈’ 노래를 좋아한다. 그 노랫말처럼 모두가 비웃었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사회를 거대한 벽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분노하는 사람들, 꿈을 잃고 좌절하는 사람들 이 분들을 태우고 거위처럼 날개를 활짝 펴서 하늘을 날아 벽을 넘겨드리고 싶다”고 강조한바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속에 뚝심(?)있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옹호발언 등 `방패막이’를 하다 물러나게 됐다.
탄핵안이 가결된 날 순천시민들은 탄핵 정국에서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대통령 비호 발언 등 막말을 쏟아내며 오히려 순천을 부끄럽게 했다며 지역에서 떠나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호남 출신 잠룡들도 꿈틀대고 있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는 최근 전남에서 열린 광주지역 핵심당원 연수에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연말이 가기 전에 밝히겠다”고 대선 도전의 뜻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 주자가 나와야 하고 당원들이 앞장서서 호남 후보를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연말까지는 고민에 대한 결과를 당원들에게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국민의당 당권 도전에 호남 출신 3명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내년 1월15일 실시될 예정인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로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 문병호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탄핵정국속에서 호남에서의 정당과 대권주자의 지지율이 요동을 치고 있다”면서 “조기대선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