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 운이 좋은 것 같다”
‘3살 조카 살해 이모’ 검찰 구속 송치‘그랜드슬램 도전, 1회전 충격패 그리고 극적인 동메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 출전한 김태훈(22·동아대)의 생애 첫 올림픽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김태훈은 1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멕시코)를 7-5로 꺾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내심 그랜드슬램까지 노렸던 김태훈은 첫 경기(16강전)에서 태국의 신예 타윈 한프랍에게 10-12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처음 상대한 10대 선수에게 내준 예상 밖의 패배이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경기 후 김태훈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올림픽 랭킹 세계 2위인 김태훈이 64위인 한프랍에게 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훈을 꺾은 한프랍이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진출한 것.
태권도는 결승 진출자에게 진 선수들을 모아 패자부활전을 진행한다.
김태훈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양지차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패자부활전에서 사프완 칼릴(호주)에게 4-0으로 승리하며 동메달결정전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동메달 결정전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2회전에서 상대 머리 윗부분을 가격해 3점을 챙긴 김태훈은 3회전 들어 발차기가 재미를 보면서 6-0까지 달아났다.
나바로 발데스의 공세에 1점차까지 쫓겼지만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김태훈은 “첫 판에 패한 뒤 진짜 실망을 많이 했다. 너무 힘들었고 앞이 캄캄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어렵게 떠올렸다.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은사들은 김태훈에게 메시지를 보내 ‘괜찮다’는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실의에 빠져있던 김태훈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시 정신 차려서 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패자부활전 출전이 확정됐을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첫 판에 패한 뒤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못했다. 우울하고 풀 죽어 있었는데 (나를 이긴) 그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면서 “운이 좋은 것 같다. 운이 따라줘 좋은 기회가 왔다”고 돌아봤다.
세계선수권 우승자에게도 처음 출전한 올림픽은 떨림 그 자체였다.
“세계대회도 많이 나갔고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올림픽에 오니 긴장되고 발도 가볍지 못했다”고 자책한 김태훈은 “큰 대회 경험을 했으니 앞으로 더 긴장하지 않고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금메달을 놓친 것을 두고는 “메달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면서 “힘든 것을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2020년) 도쿄 대회를 위해 진 것일 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용기의 말을 건네준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했다.
/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