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7년 말까지 주한미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는 사드 배치 소식으로 지난 8일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11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등 국지적인 악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한국 정부가 중국 달리기에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 관련주들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는 반면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심리적인 영향일 뿐 당분간 중국 정부의 대응 수위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국내 증시에서 방위산업 관련주와 중국 소비재 관련주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7분 현재 방산주로 꼽히는 빅텍이 16.67% 상승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휴니드(4.48%), 스페코(8.37%), 한화테크윈(4.93%), 두산인프라코어(3.59%)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내 화장품 관련주는 지난 8일보다 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3.01%), 에이블씨엔씨(-2.79%), 한국콜마(-1.29%), 아모레퍼시픽(-0.36%), 코스맥스(-0.62%) 등의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대응 수위에 따라 1차적으로 화장품과 카지노 등 중국 요우커 관련주, 2차적으로 음식료, 게임주, 미디어컨텐츠 등 중국 진출 소비 관련주, 3차적으로 자동차와 IT 등 중국 현지 생산-소비 관련주 순으로 부정적 파급 효과가 전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 및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은 중장기적이기보다 일시적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 전반에 걸친 악재보다는 일부 중국 소비자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일부 업종에 대한 국지적인 악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한중 통상마찰 우려가 남아 있지만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보호무역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화장품주가 약세를 보였다. 향후 중국이 화장품 무역 관련 제재 방안이 나온다면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제재일 것”이라며 “규제가 시행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와 관련돼 국내 방산업체의 생산 및 부품 조달 관여는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면서도 “간접적으로 정부의 요격 미사일에 대한 투자 의사 확인과 국방예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꼽을 수 있지만 국내 수혜주는 거의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이 방위산업주에 1차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드 이슈로 관련주를 매매하기에는 논리가 부족하다”면서 “사드 이슈로 한국 방위산업체들의 이익 추정치를 변경할만한 근거가 미약하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로 중국이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만큼 직접적인 경제 가능성은 낮지만 업체 선정이나 신규 투자 등에서 보이지 않는 제제를 가할 수 있다. 또 서비스 산업에 불고 있는 한류에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