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정치 중심가 ‘화이트홀’에 수백명이 모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오는 5일 영국 총리 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안보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 회담은 캐머런 총리의 초대로 이뤄졌다.
영국 국민들은 지난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전 정권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탄압한 엘시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시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실각시킨 뒤 4만여명을 정치적인 이유로 체포하고 수백명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화이트홀에 모인 시위대는 대부분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었다. 이집트혁명회의와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 이슬람학생연합, 무기무역반대 시민단체 등이 이번 시위에 참석했다. 한 대학생은 엘시시 대통령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영국까지 건너오기도 했다.
이집트혁명의회 수장인 마하 앗잠은 대중을 향해 “우리는 캐머런 총리가 폭군이자 살인마인 엘시시 대통령을 초대한 것에 강력히 반대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며 “캐머런 총리는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외쳤다. 이 단체는 2013년 당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해 지난해 설립됐다.
앗잠은 “영국 국민들이 볼 때 엘시시 대통령에게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며 “이집트 국민들도 엘시시 대통령을 거부한다. 파시즘과 군부 독재에 항거하는 우리의 메시지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집트인 100명은 영국 버밍햄에서 2대의 버스를 빌려 화이트홀에 모였다. 엔지니어인 모나 엘 샤즐리는 “감옥에서 이유 없이 죽어간 형제, 자매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엘시시 대통령을 영국에 초대하는 일에 반대한다. 아주 부끄러운 일이다. 캐머런 총리는 살인자를 이 나라에 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