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예술인 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 홀에서 공청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은 ‘예술인 복지법’상의 예술 활동 증명 기준이 까다롭고 예술인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예술인이 예술활동증명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되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심의 시 취소 기준을 규정한 ‘예술인 활동증명 심의지침’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술인 중에는 하나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도 있지만 방송,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예술인도 다수 있다.
또한 대중음악이라는 하나의 예술장르에 종사하는 예술인 중에도 작곡, 작사, 가창, 연주 등 여러 개의 직무를 감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점수 환산 및 합산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 장르별 세부 기준도 현장의 상황을 반영해 기준을 완화했다.
문학 분야의 경우 시, 소설 등 세부장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5년 동안 5편’의 실적을 요구했던 규정을 소설이나 평전 등 작업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장르의 경우에는 ‘5년 동안 1편’으로 완화한 것이다.
미술 분야의 경우 발표매체를 종전의 ‘관련 잡지 등’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등 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관련 매체’로 확대해 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힌 것이다.
또한 영화를 제작한 후에도 영화상영관 등을 통해 상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영화상영관 등에서 상영된 영화 뿐 아니라 ‘상영등급분류를 받은 영화’까지 그 인정 범위를 확대했으며 ‘보조금, 기부금, 상금 등’도 소득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예술 활동 증명 심의지침’에서는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법령상 예술 활동 증명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원로 예술인과 경력단절 예술인, 신진예술인 등에 대해 언론보도내용, 수상실적 등을 근거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예술 활동 증명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예술인 산재보험 가입과 관련해서는 지원의 긴급성을 고려해 서면 계약서만을 근거로 예술 활동 증명을 한시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특례사항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예술 활동 증명 심의의 전문성제고를 위해 모든 신청 건에 대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해 심의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규정도 포함되었다. 이 공청회에서는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이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오세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가 ‘예술 활동증명 심의지침(안)’을 소개했다.
이후 윤봉구 한국연극협회 이사장과 황의철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배인석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선임이사, 정문식 뮤지션유니온 위원장,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양재원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대외협력국장 등의 토론과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문체부는 이 공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포함하여 여러 의견을 수렴한 후 8월까지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절차를 완료한 후 9월중에 시행할 계획으로 있다.
예술인복지법은 성기조 원로시인을 중심으로 10여 년간의 준비와 노력을 통해 마침내 이명박 정부 말에 국회에서 입법통과를 한 모든 예술인들의 바람이었다.
필자는 당시 (사)한국문인협회 감사 자격으로 참여한 바가 있는데 이 법이 우여곡절 끝에 입법이 되어 긍지와 보람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 법이 시행을 앞두고 처음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복잡한 절차나 필요이상의 간섭을 어느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입장보다는 관주도의 일방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최대 문학인들의 조직인 (사) 한국문인협회나 국제적 문화단체인 국제PEN한국본부 관계자는 참석조차 하지 않은 가운데서 가진 공청회여서 우려된다.
국민의 세금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에게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문화선진국으로서 발 돋음 하기 위해 모처럼 마련한 예술인복지법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된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
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