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풍자그림도 보호 못하는 광주비엔날레…‘광주정신’ 말할 자격 있나”
1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이윤엽 작가가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에 걸릴 ‘대추리에서 세월호까지’작품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시대를 풍자한 작가의 그림을 보호해 주지도 못하는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정신’을 이야기 할 수 있나”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작품이 2014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시에서 유보 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을 철거한 이윤엽 판화가와 홍성민 작가는 11일 광주비엔날레의 조치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판화가와 홍 작가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작품 자진 철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5·18정신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광주비엔날레가 정치적인 이유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작품을 걸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광주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내 작품이 전시돼 있는 것은 작가로서 치욕이다”며 “작품을 자진 철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20주년에 맞춰 5·18정신을 조명하고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달콤한 이슬 1980 그이후’라는 주제로 특별 프로젝트 전시를 준비했다.
작품은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광주를 비롯해 세계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홍 작가는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작품 ‘세월오월’을 출품했다.
하지만 홍 작가의 작품은 출품도 되기 앞서 광주시가 전시를 불허했고 광주비엔날레재단측도 큐레이터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작품 설치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 판화가는 이에 대해 “홍 작가의 작품이 유보됐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비엔날레가 부끄러웠다”며 “국가권력에 항거하는 것 자체가 표현이고 표현의 자유와 광주정신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작가의 그림이 걸리기도 전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광주비엔날레는 정치권에 휘둘리고 있다는 뜻이다”며 “작가의 그림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정신을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