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색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광주 도심에서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지고 주변에 서 있던 여고생이 파편에 맞아 다쳤다. ▶관련사진 8면
강원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와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원하고 복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17일 오전 10시54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에 강원 소방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기장 정모(52) 소방경, 부기장 박모(50) 소방위, 정비사 안모(38) 소방장, 구조대원 신모(42) 소방교, 이모(31) 소방사 등 5명이 전원 사망했다.
또 사고 당시 버스 승강장에 있던 고등학교 3학년 박모(18)양이 헬기 폭발로 인한 화염 때문에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진도군 팽목항 등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수색 지원 임무 중이었다.
이날도 오전 8시47분께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색 지원 활동을 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투입되지 못했으며 오전 10시25분께 강원도소방본부에 울산소방본부 소방헬기와 교대하고 복귀하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귀 도중 광주 비행장에서 주유를 하고 이날 오전 10시49분께 다시 이륙한 소방헬기는 5분 뒤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로 추락했다.
119와 경찰은 사고 당시 헬기에 기름이 가득 차 있었으며 이로 인해 큰 폭발이 일어나고 화염이 치솟아 탑승자들이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목격자들은 “헬기가 추락 직전까지 낮게 비행하다 사람이 없는 큰 도로변 옆으로 떨어졌다” “추락할 때 헬기가 낮게 비행하다 ‘팍팍팍팍’하는 소리와 함께 인적이 없는 곳으로 떨어져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진술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사고 당시 광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헬기가 추락한 이날 오전 10시∼11시 사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는 시간당 3.5㎜의 비가 내렸으며 바람은 초속 1.2m로 불었다.
돌풍이나 천둥·번개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시야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광주기상청 측은 “시간당 강우량이 다소 많았던 점 이외에는 평상시 흐리고 비오는 날씨 수준”이라며 기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방헬기가 광주공항에서 이륙한 지 5분만에 사고가 발생한 점을 놓고 저고도 비행 도중 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추락 전부터 헬기에서 불이 났다면 기계 결함 또는 엔진에 새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