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A등급 2개, B등급 39개, C등급 46개, D등급 19개, E등급 11개로 2012년 A등급 16개, B등급 40개, C등급 39개, D등급 9개, E등급 7개와 비교하면 A등급은 대폭 준 반면‘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D·E등급이 전체의 4분의1(25.6%)에 이른다.
전년 낙제 기관 수(16곳)의 배에 가깝다. 정부는 경영 실적과 안전 관리가 미흡한 울산항만공사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하고 부채가 과도한 공공기관 중 자구 노력이 미진한 6곳은 임직원의 성과급 50%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공공기관 평가의 거품이 이제야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등장한다.
사실 이번 평가는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의 경영실적에 대한 것이다. 평가기간으로 치면 공공기관의 비정상적 행태가 여전하던 때다. 그런데도 평가결과가 예년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그 전의 평가들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말해준다.
실제로 그동안 정부는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평가해왔고, 공공기관은 그 평가를 근거로 성과급을 챙겨 왔다. 평가대상 기관의 전사적 로비와 평가위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난무하면서 그때마다 평가의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날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번 평가에서 성과급 지급 대상인 C등급 이상은 87개로 2012년보다 8개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D등급 이하를 받은 기관도 차년도 경상경비예산 편성시 1% 이내 감액 정도의 페널티만 감수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E등급, 2년 연속 D등급) 기관이 14개에 달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제외하다 보니 두 개로 줄었다. 이런 식이면 평가의 실효성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평가에 따른 보상과 벌칙부터 확실히 차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해임이 건의되는 기관장 2명 외에도 정상화 작업이 부진한 기관에서도 기관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두어서라도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오는 3분기 말 공공기관 정상화 실적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실적이 나쁜 기관의 임직원 성과급을 대폭 삭감하는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응당 따라야 할 수순이다. 반면 실적 향상과 적폐 해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기관은 인센티브를 줘 차별화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 개혁의 모멘텀을 다시 살리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공기관 정상화를 무력화시키려는 기도가 곳곳에서 자행되는 중이다. 공공기관 노조가 연대투쟁에 나서는 것도 단적인 사례다. 세월호 사고로 느슨해진 공공기관 개혁의 고삐를 다시 당길 때다. 공공기관 개혁은 국가개조 사업의 출발이요 종착지다. 규제개혁, 기관 개혁 등 공공 개혁에 박차를 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