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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소리
작성 : 2014년 05월 12일(월) 18:25 가+가-
최 규준
어느 누가 신록의 계절인 5월을 사나운 달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겠는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나뭇가지가 새 이파리에 불어부친 바람결에 같이 흔들리는 모습에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이 시심(詩心)을 일으키고, 몽매한 사람도 잠시나마 철인(哲人)이 되는 계절 오월.
그래서인지 년 중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첫날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날이자 입하이다. 6일은 석가탄신일, 8일은 어버이날, 10일 유권자의 날이자 바다식목일이다.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가정의 날이다. 18일은 5 18민주화의 날, 19일 발명의 날과 성년의 날, 20일 세계인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자 소만이다. 25일 방재의 날, 31일 바다의 날로 15일의 기념일로 꽉 차 있다.
그 가운데는 종교, 노동, 효도, 공경을 중심으로 하여기념하는 날 등이 사람 사는 모습 속에 사람같이 살기위한 날들이다. 그 가운데는 가정의 달이면서도 15일은 가정의 날로 정함은 그 만큼 가정의 중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녀가 인양되지 못하여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들, 전날에 소녀였던 사람들이 엄마 되어 온몸이 갈기갈기 찢긴 것 같은 상처를 안고 오월을 맞이하여 푸른 잎이 낙엽처럼 보이는 차갑고도 서러운 초여름을 보내고 있다. 어버이날, 책가방 던지고 엄마하고 달려든 모습 그리며 남다른 어버이날을 보냈던 저들과 함께 모든 국민은 같은 마음으로 같이 애달파 하고 있다.
지난6일(음4월초파일)석가탄신일에,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오후 여섯시 예불시간을 맞추어 무등산 자락에 있는 문빈정사 사찰을 가보았다. 불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들이 혼란하고 내 자식을 잃은 듯 마음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여 일손마저 잡지 못하는 현실이기에 다소의 고난을 몸에 베이면서 도보로 갔다. 예불 전에 극락전이라는 납골당을 들여다보는 순간 마음 한구석을 휘저었다. 사십대 여성이 나지막한 3층 납골당 영정사진 앞에 혼자 꿇어 앉아 외로이 흐느끼는 모습이 진도 앞바다 팽 목 항구 어느 어머니와 같아 보여 단순한 동정심에 끌리는 아픔이 아니었다. 사찰의 분위기도 예년과 다른 듯 조금은 숙연한 분위기속에 저녁예불이 끝나고 연등에 촛불을 켜고 석탄일의 밤을 맞이한 모습이 세월 호 유가족과 같이한다는 자세들이 분명했다.
어둠에 그림자의 땅거미가 자리 잡기 시작하여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는 때, 졸졸 흐르는 무등산자락 계곡에 시냇물도 기쁨의 소리가 아닌, 후 적 후 적 흐느끼는 여성의 울음소리와 다를 바 없는 물소리를 듣고 내려오는 산 길목마다에 예닐곱 작은 사찰들의 고요는 불교의 경축일이 아닌 평상시보다 더 침묵이 흐르고 있는 초여름의 불교도들에 밤이 내심 팽 목 항구에서 아직도 구조 받지 못하여 바다만 바라보는 어머니들을 위해 조용한 염불에만 전념한 듯하였다.
빛고을 광주시가지가 예사롭지 않을 듯하지만, 전통적으로 내려온5.18전야제도 취소할 만큼 세월호사건의 유가족과 같이 하겠다는 광주시민들의 민심이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된 것이 분명 했다.
하지만 어버이날 오전에는 5개 종단에서, 오후에는 금남로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타도의 소리와 무능한야당의 지탄의 소리도 높았다.
34년 전 광주오월의 소리가 세월호로 인해 이어지는 것은 의향민의 바른 자세가 분명한 것이다. 어버이날인 8일 광주모습을 보고 대구에 모인(某人)은 SNS를 통해 광주를 본받는 대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5월의 산에는 지금도 청아한 꽤꼬리 소리가 신록의 숲을 장악하고 있지만 인간들의 세계는 현대문화와 관계없이 끊임없는 아픔에 소리만 메아리치고 있다. 빛고을 광주에 오월의 소리는 언제나 나라를 살리고 모든 국민의 아픔을 대변하고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데 그 일익을 담당하는 의도(義都)인 것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며 무등산 그리고 온 국민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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