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24)과 이승훈(25·이상 대한항공)이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종목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모태범은 3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D-100일 국가대표 임원·선수 기자회견에서 "1000m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타이틀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이승훈도 "개인 종목보다 팀추월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중후반 랩타임을 보완한다면 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의욕을 보였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장거리 간판이다.
이규혁(35·서울시청)과 이강석(28·의정부시청)에게 가려있던 모태범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거머쥐며 스타로 떠올랐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밴쿠버동계올림픽 메달 기대주로는 꼽히지 않았던 이승훈은 예상을 깨고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거머쥐며 장거리 간판 스타가 됐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모태범과 이승훈 모두 다소 주춤했다. 부담감 탓인지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특히 모태범은 지난 시즌 스케이트날을 바꿨다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승훈, 모태범 모두 지난 시즌 막판에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다. 특히 모태범은 지난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부활을 알렸다.
이승훈은 여름내 독특한 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기도 했다.
그는 "쇼트트랙 훈련은 해오던 대로 했다. 막판 스퍼트가 부족했는데 역도 훈련을 많이 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달리 실질적으로 힘을 쓸 수 있게 해주는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의 영광 때문에 부담이 없지 않지만 이들은 편한 마음으로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모태범은 "밴쿠버대회 이후 부담을 느꼈지만 소치동계올림픽은 의외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몇 년 지나면서 부담은 사라졌다. 마음을 비우고 하겠다"며 "성적에 부담없이 열심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모태범과 이승훈 모두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던 종목에 대한 욕심이 있겠지만 다른 종목에 대한 각오도 대단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500m와 함께 1000m에 출전하는 모태범은 "개인적으로 1000m에 애착이 간다. 한국 최초로 타이틀을 노려보고 싶다"며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00m에서는 체력이 중요한데 체력을 보완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목표의식을 가지고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훈은 후배들과 함께 나서는 팀추월을 꼽았다.
그는 "후배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고, 개인 종목보다 팀추월이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초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네덜란드, 러시아와의 경쟁인데 레이스 중후반에 밀린다. 이같은 부분을 보강하면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홈이기 때문에 상당히 강할 것 같다"는 이승훈은 "잘 끌어주겠다. 떨어지는 선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안고 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승훈은 개인 종목에 대한 욕심을 슬쩍 내비쳤다. 그는 "팀추월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려면 개인전에서도 잘해야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다.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